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중점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채 정기국회를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연내 처리를 목표로 연말 임시국회에서 다시 법안 처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법안 내용과 절차를 둘러싼 위헌 논란과 야권 반발로 난항이 예상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정기국회에서 다루지 못한 주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연말 임시국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은 임시국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안 등 이른바 ‘내란 청산’ 관련 법안을 다시 상정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달 초 필리버스터법 개정을 시작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안 등을 순차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야당은 물론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위헌 소지가 제기됐고, 필리버스터법 개정안 역시 국민의힘과 조국혁신당이 반대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법 개정안의 즉각 상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국혁신당 등 소수 야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동안 쟁점 법안에 대한 추가 협의와 수정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당이 우선 처리 대상으로 꼽는 안건은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진행 중 재석 의원이 재적의 5분의 1 미만일 경우 교섭단체 대표의 요청을 받아 국회의장이 회의 중지를 선포할 수 있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 설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내 12석을 보유한 조국혁신당은 개정안이 필리버스터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한다고 보고 있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독자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어 입장 변화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더 큰 난제로 꼽힌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사법부와 학계, 시민단체도 위헌성을 거론하며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도 법안 내용과 추진 과정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지 않고 쟁점 법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이달 중순부터 하순 사이 두 차례 본회의를 열고 남은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크리스마스 전후인 21~24일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민의힘은 임시국회 기간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처리를 저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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