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한중 정상회담과 한미 국방장관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시점을 전후해 방사포를 잇따라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안보 일정이 집중된 시기에 맞춘 의도적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우리 군은 지난 1일 오후 3시경과 3일 오후 4시경, 북한 서해 북부 해상으로 발사된 방사포 각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240㎜급 장사정포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3일 발사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판문점 남쪽의 주한미군 기지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하기 약 30분 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발사 역시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영접하기 30분 전에 감행돼, 한중 정상회담과 한미 군사 협력 행보를 동시에 겨냥한 의도적 시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주요 외교·안보 일정을 앞두고 긴장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탄도미사일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명백한 무력시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방사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 결의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이 한미동맹과 한중 외교를 동시에 견제하려는 전략적 계산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직접적인 제재를 피하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전형적인 저강도 도발 양상이라는 분석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각종 도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형태의 위협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사포 발사는 최근 이어진 한반도 주요 외교 이벤트 속에서 북한이 다시금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외교·안보 현안이 집중된 시기에 맞춰 긴장 수위를 조절함으로써, 대외적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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