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인공지능(AI) 칩을 중심으로 한 기술패권 경쟁에서는 단호히 미국의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협력을 통해 더 강한 미국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첨단 기술과 국가 안보의 영역에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공개된 CBS ‘60분’ 인터뷰에서 “중국을 제압하기보다는 협력함으로써 우리가 더 크고, 더 좋고,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는 매우 경쟁적이며, 특히 중국과 미국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며 “우리는 그들을 지켜보고, 그들도 우리를 지켜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이 미국의 전력망, 수도 시스템, 지식재산권, 개인정보, 농지 매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역시 그들에게 위협이 되고, 언급된 많은 일을 우리도 그들에게 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미중 관계가 단순한 적대가 아니라 상호 견제와 감시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AI 칩 경쟁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그들이 엔비디아와 거래는 하게 두겠지만, 최첨단 칩은 예외”라며 “미국 외에는 그 누구도 최첨단 기술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중국이 미국의 AI 칩을 확보하게 된다면 AI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반드시 이기지는 않겠지만, 동등한 이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AI 경쟁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미국은 이 분야에서 반드시 선두에 서야 한다”며 “AI는 경제, 군사, 사회 모든 영역을 바꿔놓을 기술이고, 우리의 우위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사전 녹화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플로리다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칩을 다른 나라에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미국의 기술은 미국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 만에 회담을 가진 직후 공개됐다. 그는 시 주석이 “미국이 이룬 놀라운 발전과 업적을 인정했다”고 전하며, 양국 관계가 경쟁을 넘어 협력의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 누가 더 강한 협상가인지 묻는 질문에는 “둘 다 거칠고 똑똑하며,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강력한 지도자들”이라고 답했다. 또 올해 중국과의 무역 분쟁과 관련해서는 “관세 정책으로 인해 시 주석이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게 양보했다”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한 것도 그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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