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주요국들의 국제 원조 축소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가자지구, 소말리아의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14일(금) 밝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급성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 사는 아동의 수는 약 1억 3천1백만 명에 달한다. 원조 삭감은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유럽, 중동 등 약 40개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의료 시설과 영양 지원 센터가 대규모로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원하던 18곳의 의료시설이 이미 문을 닫았고, 남은 14곳도 한 달 안에 운영을 중단할 상황이다. 이 의료시설들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13만 4천 명 이상의 아동을 치료했다. 북부의 한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우리 클리닉은 지역의 유일한 의료시설이다. 지원이 중단되면 영양실조 아동 수백 명이 치료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약 110만 명의 아동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지역에서 운영하던 10곳의 모자 보건 시설을 폐쇄해야 할 상황이며, 이는 영양실조 아동과 임산부, 신생아에 대한 지원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소말리아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수십 년째 심각한 기아 문제를 겪고 있다. 올 4월까지 인구의 20%인 440만 명이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원조가 중단되면서 세이브더칠드런은 소말리아에서 운영하던 121개의 보건 및 영양 시설을 폐쇄해야 하며, 이에 따라 약 25만 명 이상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각국 정부와 시민들에게 아동의 미래를 위해 재정적 투자를 촉구했다. 가브리엘라 와이즈먼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최고운영책임자는 "아동에 대한 투자는 우리 모두에게 더 안전하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 주는 일"이라며 "단순히 돈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국제 원조의 근본 가치를 지키면서 전반적인 아동 지원 체계를 개선하고 재정비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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