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단순히 불편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정영민 작가는 그의 두 번째 에세이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에서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장애를 둘러싼 사회적 편견과 현실을 성찰한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작가의 경험과 사유가 담긴 이 책은 평범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통찰을 안겨준다.
작가는 장애를 단순히 특별하거나 비극적인 것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는 장애를 일상에서 겪는 불편과 비교하며, 사회가 장애를 어떻게 정의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한다. 책의 한 대목에서 그는 "팔이나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그러나 이를 장애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애를 일상적 불편으로 여길 수 있는 관점의 전환을 제안한다.
작품은 장애를 설명하려는 사회적 요구와 이에 대한 작가의 고뇌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장애는 상세히 기록될 수 없는 불편이다. 증명도, 명료한 판단도 불가능하다"는 그의 말은, 장애가 특정한 기준에 따라 정의되기를 요구받는 현실을 비판한다. 특히 그는 "현실은 명료하고 확정적이길 원한다. 정상성에 대한 환상이다"라며, 이러한 사회적 기대가 장애인을 더욱 소외시키는 과정을 지적한다.
이 책은 또한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에 대한 작가의 성찰을 담고 있다.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느낀 어려움과 함께,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 역사였는지를 강조한다. 작가는 "투쟁의 역사가 없었다면, 교통법이 개정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장애인의 목소리가 비장애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상기시킨다. 이를 통해 그는 공존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묵직하게 환기한다.
‘당신도 증명 가능한가요?’는 단순히 장애를 다룬 에세이를 넘어, 장애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정영민 작가의 솔직하고도 날카로운 통찰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장애를 넘어선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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