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이훈구 장로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기적은 갈릴리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일어났다. 요한복음 2장에 기록된 이 사건은 단순히 물이 포도주로 변한 놀라운 기적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메마른 인생을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키시는지를 보여 주는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다.

1. 잔치의 기쁨이 끊어질 위기

당시 유대 사회에서 결혼식은 큰 기쁨의 잔치였다.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며칠 동안 축하하며 음식을 나누고 교제하는 중요한 행사였다. 그런데 잔치 도중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포도주가 떨어진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단순한 작은 문제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 문화에서는 매우 큰 실수이자 수치로 여겨질 수 있는 일이었다.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자리가 갑자기 난처한 분위기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때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께 이 상황을 말씀드리게 된다. 그리고 하인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참 짧은 말이지만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그곳에 있던 돌항아리 여섯 개에 물을 가득 채우라고 말씀하셨다. 하인들은 이유를 다 알지 못했지만 말씀대로 순종했다. 그리고 그 물은 가장 좋은 포도주로 변화되었다.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 단순히 부족한 포도주를 채워 주신 것만이 아니라, 메마른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2. 메마른 시간을 지나며 깨닫게 된 것

이 장면을 묵상하다 보면 삶 속에서도 비슷한 순간들이 떠오른다. 10여 년 전, 교회 일로 인해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시무장로로 섬기고 있었는데, 교회 안에는 여러 갈등과 어려움들이 있었다. 성도들은 더 많은 예배와 기도회를 원하고 있었지만, 당시 담임목사님은 그렇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의견 충돌과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서 교회를 섬긴다는 것이 큰 부담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교회에 나가는 것 자체가 마음의 짐처럼 느껴질 정도로 힘든 시간도 있었다. 그렇다고 맡겨진 사명을 내려놓을 수도 없었다. 돌이켜 보면 참 어렵고 답답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나며 한 가지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교회 일은 사람이 앞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하나님이 일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내 생각과 방법으로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할수록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질 때가 많았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며 기다리기 시작했을 때 조금씩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가나 혼인잔치 사건을 묵상하면 그 시절이 떠오른다.

혼인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사람들은 당황했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신 분은 예수님이셨다. 하인들은 이유를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고, 그 순종을 통해 물이 포도주로 변화되었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일하실 수 있도록 기도하며 순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힘들었던 그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은 내 마음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계셨던 것이다.

3. 순종할 때 시작되는 변화

가나 혼인잔치의 기적에서 중요한 장면 가운데 하나는 하인들의 순종이다. 그들은 왜 물을 항아리에 가득 채워야 하는지 다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대로 순종했다. 그리고 그 순종의 자리에서 기적이 시작되었다. 삶 속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한 후에 순종하려고 하지만, 믿음은 이해보다 먼저 순종으로 나아갈 때가 많다.

작은 순종처럼 보이는 행동 속에서 하나님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신다. 기도를 계속하는 것, 예배의 자리를 지키는 것, 감사하려고 노력하는 것,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 어쩌면 작고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하나님은 그런 순종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신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사람들은 물이 언제 포도주로 변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이 함께하실 때 잔치의 기쁨이 다시 회복되었다는 사실이다.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이 함께하실 때 메마른 마음이 다시 살아나고, 잃어버렸던 기쁨이 회복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된다. 아직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하나님은 지금도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 물이 포도주로 변한 날, 새롭게 변화시키시는 하나님

• 예수님은 메마르고 부족한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시는 분이시다.
• 사람의 방법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진정한 변화가 시작된다.
• 교회와 삶의 문제는 조급함보다 기도로 하나님을 기다릴 때 풀려 가게 된다.
• 힘들고 갈등이 많은 시간도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다듬는 과정으로 사용하신다.
• 물이 포도주로 변한 것처럼 하나님이 삶의 무거운 시간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셨다는 사실을 고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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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G 선교회 대표 이훈구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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