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은 남았지만 생명은 사라진 신앙, 종교 활동은 분주하지만 영혼은 잠든 상태. 20세기 위대한 설교자로 불리는 에이든 토저(A. W. Tozer)는 이런 신앙의 위기를 누구보다 날카롭게 꿰뚫어 보았던 인물이다. 생명의말씀사가 새롭게 선보인 <습관적 신앙에서 벗어나라>는 토저가 1950년대 캐나다 토론토에서 선포한 설교들을 ‘개혁과 부흥’이라는 주제로 엮은 대표작으로, 오늘날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신앙의 문제를 외부 환경이나 제도에서 찾지 않는다. 토저는 교회의 권위가 약화된 이유를 프로그램의 부재나 구조적 한계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깨어 있지 못한 성도 개인의 내면에서 찾는다. 그는 형식적인 종교 활동에 안주한 신앙을 ‘잠든 상태’, ‘영혼의 겨울’, ‘나무로 된 의족’에 비유하며, 변화 없는 신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이 비유들은 단순한 설명을 넘어, 독자가 자신의 영적 상태를 외면할 수 없도록 몰아붙이는 도구로 작동한다.
토저의 메시지는 유려하거나 부드럽지 않다. 오히려 거칠고 급박하다. 그는 설교를 듣고도 아무런 감정의 반응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영적 죽음의 증거라고 말한다. 화가 나든, 슬퍼하든, 마음이 찔리든 반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자신의 신앙이 ‘살아 있는지’, 아니면 종교적 관성에 따라 반복되는 습관에 불과한지를 끊임없이 점검하게 된다.
특히 토저는 교회의 회복이 개인의 회복 없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단호히 거부한다. 그는 교회의 위기를 ‘잠든 영혼’의 문제로 진단하며, 회복의 출발점을 한 사람의 내면으로 돌려놓는다. 성경을 읽으며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메모장과 연필’의 훈련,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는 포기·집중·매혹의 법칙 등은 추상적인 권면이 아니라 실제적인 영적 훈련으로 제시된다. 토저에게 신앙은 관념이 아니라, 삶 전체를 흔드는 실존의 문제다.
<습관적 신앙에서 벗어나라>는 또한 세상에 적응하지 않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토저는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맞추어 변화되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세상이 복음 앞에서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안락함과 타협을 선택하기 쉬운 시대 속에서, 담대하게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며 살아가는 신앙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이번 ‘토저 대표작 뉴에디션’은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생동감 있는 컬러 양장 표지와 가독성을 높인 편집을 통해, 토저의 강렬한 메시지를 현대 독자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2030 세대에게는 도전적인 영적 질문으로, 4050 독자에게는 잊고 있던 신앙의 본질을 일깨우는 책이 될 만하다.
<습관적 신앙에서 벗어나라>는 조용히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토저의 말처럼, 살아 있는 교회와 살아 있는 신앙은 반드시 반응하게 되어 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불편함을 남기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영혼을 깨우는 시작점이 된다. 교회의 권위와 신앙의 생명력을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여전히 가장 날카롭고도 정직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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