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북한인권법 제정 10주년 국민보고대회’가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행사는 김기현·박충권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고, 사단법인 북한인권과 아시아인권의원연맹이 주관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연과 북한 인권 관련 제도 운영 공백을 언급하며 북한인권법의 정상 이행을 촉구했다.
행사는 개회사, 축사, 기조강연, 발제, 토론 순으로 진행됐으며 김기현 의원(국민의힘)과 박충권 의원이 각각 개회사를 전했다.
김기현 의원은 “북한 인권법의 제대로 된 정상적인 실천과 그에 따른 북한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실제로 집행이 되지 않고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 북한인권재단 출범 의지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할 생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답변한 바 있다. 2018년부터 매년 발간해 오던 북한 인권 보고서도 지난해부터 발간되지 않고 있다. 인권 없이 한반도 평화는 불가능하다.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힘을 모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충권 의원은 “북한인권법은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따라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이라는 헌법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법이며 국회와 정부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법적·헌법적 채무다. 이 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북한인권재단 출범과 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오늘의 자리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주관단체 “법은 구조선…화요집회 347회, 이제 출항해야”
이어 김태훈 사단법인 북한인권 이사장이 개회사를 전했다. 그는 “오늘은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이며, 정상 시행을 촉구해 온 화요집회가 347회를 맞는 날이다. 지난 2016년 3월 2일 국회는 단 한 명의 반대도 없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인권법 제정의 배경으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언급하며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침해가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고, 그 심각성과 규모가 현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규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정 1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인권재단은 여전히 출범하지 못했고, 북한 인권 대사는 공석이며, 정부 보고서 발간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법은 존재하지만 집행은 멈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법은 종이 위의 선언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생명과 자유를 구할 수 있는 구조선이다. 이제 그 배가 출항해야 한다. 10년은 끝이 아니라 출발”이라고 했다.
이어 나경원 의원(국민의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박선영 전 진실과화해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축사를 전했으며 이어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이 기조강연을 전했다.
마이클 커비 전 위원장 “COI 보고서 독립적… 핵심 과제 미이행” 지적
마이클 커비 전 위원장은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정치적이지 않았고 독립적이었다. 특별보고관도 보고서 이후 1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내용이 여전히 유효하며 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보고서의 진실성과 청렴성은 조사 방법이 보장한다. 북한은 조사위원회의 북한 현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3만 명이 넘는 탈북민이 한국에 있어 목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이 법은 인권 개선을 위한 로드맵으로 제시됐다. 남북 대화를 촉진하고, 북한 인권 대사를 임명하며, 북한인권재단을 통해 연구와 정책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법이 구상했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개선 요소들이 실현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하면서 “행동 계획과 시민 대화, 공동체 참여의 단계별 실행이 없다면 인권 상황은 얼어붙은 채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커비 전 위원장은 “진전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길 바란다. 현재 상황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수 있고, 변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반드시 제기되고 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회장 “사문화 과정 짚고, 공표·청원·법정 투쟁 검토” 제안
이재원 회장(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은 발제에서 “북한인권법을 만들게 된 경과와 사문화 과정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COI 보고서가 발표된 뒤 북한 인권 문제에 이론을 달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그럼에도 법 제정 이후 핵심 내용인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여론을 환기시키고, 확인·공표·토론·청원과 같은 방식으로 압박해야 한다. 최근 재단 이사 추천 미이행과 관련한 소송이 2심에서 승소했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확정 판결이 나온다면 간접강제 등 추가적 압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성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해야 한다. 이는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결심을 단단히 하고 조직을 강화하는 데서 정상화가 시작된다”고 했다.
한편 이어진 토론은 김태훈 이사장이 좌장을 맡으며 태영호 전 국회의원(21대), 이한별 인권위원(국가인권위원회), 장만순 위원장(일천만이산가족), 강철환 위원장(탈북민전국위원회), 리소라 대표(모두모이자)가 참석했으며 ‘북한인권의 날’ 국가기념일 지정 촉구 및 선언문 전달식을 끝으로 모든 순서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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