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목사가 지난 9일 남포교회 선교관에서 열린 일병 성경 강좌에서 강의하던 모습.
박영선 목사가 지난 9일 남포교회 선교관에서 열린 일병 성경 강좌에서 강의하던 모습. ©노형구 기자

남포교회 박영선 원로목사가 당회에 아들인 박병석 목사(현 남포교회 부목사)의 분립·개척을 위한 지원금으로 40억 원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태준 담임목사와 박영선 원로목사 간 관계를 둘러싼 갈등이 이번 사안의 불씨가 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들의 분립·개척 자금 40억 원 요구설’과 관련, 박영선 목사는 본지에 “40억 원을 요구했다기보다, 부동산 가격 등 현실이 그렇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회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영선 원로목사는 최태준 담임목사가 추구하는 ‘가족 중심 교회’라는 목회 방향이 자신의 목회 정체성과 다르다며, 함께 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인식 차이가 두 사람 간 갈등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박영선 원로목사 측이 아들 박병석 목사의 분립·개척을 명분으로 40억 원의 재정 지원을 교회 당회에 요구했다는 의혹으로 확대됐다. 박 원로목사는 당회에서 ‘분립·개척을 위해서는 상당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8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는 데도 80억 원가량이 든다”, “1월 셋째 주까지 당회원들을 모아 결단을 내려라” 등의 표현을 써가며 당회의 조속한 결정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남포교회 당회는 해당 사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으나, 현 단계에선 잠정적으로 수용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교회 주보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주일인 오는 18일 주일 3부 예배 이후 본당에서 세례교인 이상이 참석하는 예산 공동의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당회가 먼저 열릴 것으로 보이며, 이 자리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최종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교회 측은 공식적인 외부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위 논란과 관련해 본지는 지난 9일 남포교회 선교관에서 열린 ‘일병 성경 강좌(일반 성도를 위한 성경공부)’ 현장을 찾아, 해당 모임을 주재한 박영선 원로목사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본지는 박영선 원로목사에게 ‘최근 아들 박병석 남포교회 부목사의 분립 개척 자금으로 40억 원을 당회에 요구한 것이 사실인지’를 묻자, 박 목사는 “교회에서 목사님들이 나갈 때는 장소를 얻어줘야 한다. 부목사들이 나갈 때 주는 것과 내가 나갈 때 주는 것은 다르다”며 “내가 나가면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단순히 아들의 분립·개척이 아니라 자신도 나갈 경우 그렇다는 것이다. 

이어 “나가보려 하니 예전보다 동그라미가 하나 더 붙어 있더라. 부동산 가격이 다 올라 아파트도 40억 원씩 하는데, 내가 200평은 있어야 나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며 “여기는 내가 개척한 교회로 40년간 내가 사역했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그렇다면 당회에 40억 원을 요구한 건 사실이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그는 “아니 그러니까 아직 아무 결정이 안 난 거다. 교회가 이제 얘기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 목사는 “이 얘기는 현실이 그렇다는 뜻”이라며 “현장에 가 보니 200평짜리는 값을 배로 부르고, 100평짜리는 적어도 40억 원은 들더라. 그런 이야기를 한 것만으로 지금 이렇게 난리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평 규모의 공간에 40억 원 정도가 든다는 정도로만 당회에 말씀하신 것이냐’는 질문에 박영선 목사는 “아직 의논도 안 됐고, 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당회가 목사님 발언을 암묵적으로 분립 개척 자금 요구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암묵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해야 하는 문제”라며 “예전에는 부목사들이 나갈 때 6억 원을 줬지만, 지금은 그 금액으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박 목사는 “저는 이 교회의 창립자다. 다소 어려운 과정으로 갈라서게 돼 후임에게 교회를 맡기고 내가 나가는 것이니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나도 나가서 아직 설교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시끄러워져서 ‘그럼 100평만 하자’는 말로 정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박영선 원로목사·박영선 목사의 아들 박병석 부목사·최태준 담임목사
(왼쪽부터) 박영선 원로목사·박영선 목사의 아들 박병석 부목사·최태준 담임목사 ©남포교회 유튜브 캡쳐

본지가 ‘그렇다면 목사님의 발언에는 40억 원 정도를 지원받고 싶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박영선 원로목사는 “그렇다. 의도라기보다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그렇더라. 한 10곳 정도를 돌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분립 개척을 하게 될 경우, 박 목사님도 설교를 하며 아들인 박병석 목사와 함께 목회할 계획이었느냐’는 질문에 박 목사는 “같이 나간다고 하니 또 난리가 났다. (일각에서는) 아들에게 세습하려고 같이 나가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그래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의를 다시 할 예정이고, 아들만 먼저 나가고 나는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돈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치사하고, 세습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치사하다”고 덧붙였다.

‘리더십 갈등이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박 목사는 “그렇다. 후임 목사님과 나의 목회관이 너무 달랐다”며 “나는 내 목회를 계속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후임은 후임대로 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당회의 여론이 반으로 나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고집을 부리면 싸움이 될 것 같아 내가 양보를 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내가 양보한 것이 얼마나 큰 결정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며 “원로목사가 스스로 교회를 나가겠다고 한 사례가 과연 있었느냐.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통상 원로목사가 되면 교회의 행정과 목회 전반을 후임목사에게 이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목사는 “그렇다. 나 역시 늘 그렇게 해 왔다”며 “그러나 설교의 방향이 서로 달랐던 것이 문제였다”고 답했다. ‘다름을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후속 질문에는 “다른 걸로 인정이 안 된다. 계속해서 (교회 내부에서) 패가 갈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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