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네이버 해피빈의 후원으로 운영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최근 8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감정을 회복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66세 김옥진 씨는 6년 전 딸 이지은 씨를 떠나보낸 뒤 처음으로 장기기증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사고로 뇌사에 빠진 딸은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 씨는 참척의 아픔 속에서도 남은 자녀들을 돌보느라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8월 8일 시작된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경험을 가진 이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8회기 동안 참가자들은 기증인과의 추억을 사진으로 나누고,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며 치유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6회기에는 서울 보라매공원의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을 찾아 기증인에게 편지를 쓰고, 이름이 새겨진 명찰을 부착하며 오래도록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슬픔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1월 14일, 충정로역의 도너패밀리 사랑방에서는 ‘제5회 심리지원 프로그램’ 수료식이 열렸다. 이날 선배 도너패밀리에게 꽃다발을 건네받은 노자안 씨는 남편 故 천기화 씨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고인은 2011년 장기 7개와 인체조직 36개를 기증하며 생명 나눔의 뜻을 남겼다. 노 씨는 “감정이 무너질까 두려웠지만, 고인의 사랑을 기억하는 일이 오히려 내 마음을 회복시키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20년 네 사람에게 생명을 나누고 하늘로 떠난 故 신경옥 씨의 어머니 허만임 씨 역시 프로그램을 통해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슬픔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서로의 상처를 나누며 다시 살아갈 힘을 찾았다.”며 “딸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 건강하게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을 함께한 김옥진 씨도 “혼자인 것 같았던 슬픔 속에서 함께 울어준 도너패밀리 덕분에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013년 ‘도너패밀리’ 모임을 발족한 이후 심리지원 프로그램뿐 아니라 D.F 장학회를 통한 유자녀 학비 지원, 문화 공연, 이식인과의 교류 활동, 행복여행 프로그램 등을 이어오며 유가족의 정서적 회복을 돕고 있다.
유재수 이사장은 “도너패밀리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묻어두었던 감정을 해소하고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생명 나눔의 고귀한 정신이 사회 안에서 존중받도록 예우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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