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수단에서 격화된 전쟁을 피해 남수단으로 넘어온 난민이 120만 명을 넘어서면서, 국경을 따라 조성된 난민캠프가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로 자리 잡고 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 가운데 82만 명 이상은 과거 내전을 피해 도망쳤던 남수단 출신으로, 오랜 세월을 타국에서 난민으로 살다가 다시 난민 신분으로 고향 땅에 돌아오는 독특한 상황을 맞고 있다.
CDI는 이처럼 복잡한 정체성을 지닌 이들은 대부분 기독교인들이지만, 현재 북부 남수단 난민캠프에는 무슬림이 다수를 이루는 수단 출신 난민 약 40만 명도 함께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종교적 긴장이 누적돼온 두 나라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갈등이 쉽게 재점화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현지에서는 오히려 예상 밖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크리스천에이드 남수단 책임자인 제임스 와니(James Wani)는 CDI와의 인터뷰에서 “두 종교 간 적대감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무슬림과 기독교인 사이의 이해가 과거보다 더 깊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북부 수단에서 기독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식이 난민캠프 내 생활을 통해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DI는 1983년 자아파르 니메이리 대통령이 수단 전역에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도입한 이후 남북 간 종교 갈등은 극심해졌고, 결국 장기 내전으로 이어졌으며 2005년 평화협정 체결 후 남수단은 자치권을 얻었고 2011년에는 독립에 이르렀지만, 남북 간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와니는 “난민들이 수단에서의 삶을 통해 이미 이슬람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고 있었고, 동시에 그들이 다시 고향 땅으로 돌아오며 이중적 신분을 갖게 된 현실이 종교 간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들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부 바르엘가잘 지역에서 구호를 제공할 때, 일부 무슬림들이 기독교 신앙에 관심을 보이며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단에서는 종교를 바꾸는 일이 큰 반발을 일으킬 수 있지만, 난민캠프에서의 생활은 오히려 고정된 인식을 풀어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신앙 문제로 갈등이 발생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CDI는 남수단과 수단의 종교 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공식적인 노력도 이어지고 있으며 남수단종교연합회의 활동은 종교 간 다리를 놓는 중요한 일환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편 난민캠프가 겪는 현실적 어려움은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유입으로 식량, 의료, 주거 등 기본 자원의 부족이 심화되면서 구호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크리스천에이드는 파트너들과 함께 식량과 임시 거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전쟁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정서적·영적 돌봄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와니는 특히 성폭력과 젠더 기반 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강조하며, “신앙 공동체의 네트워크를 통해 피해자들이 심리사회적 지원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묘 “또한 지역 지도자들과 협력해 성폭력 피해를 둘러싼 낙인을 줄이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에이드와 휴먼테리언앤드디벨롭먼트컨소시엄(HDC)은 다목적 현금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5,000명에게 직접적인 생활비를 제공했으며, 스코틀랜드 정부의 추가 지원으로 2,100명에게 더 도움을 전달했다. 이 프로그램은 긴급 보호가 필요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포함해 구성됐다.
끝으로 와니는 “우리 구호팀은 지금의 상황 속에서 한 가지 특별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종교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남수단 난민캠프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기독교와 이슬람 공동체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보기 드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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