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 ©기독일보 DB

미국 백악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공식 확인한 직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라인에서 처음 나온 한국 대선 관련 입장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외교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뉴시스의 질의에 대해 “한미 동맹은 철통같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미국 행정부가 처음으로 밝힌 공식 메시지다. 백악관 관계자 명의로 발표된 이번 입장문은 한미 간의 전통적 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민감한 이슈에 대한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중국에 대한 견제다. 백악관은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중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민주적 선거 과정을 인정하면서도, 굳이 중국 문제를 언급한 점은 미국이 이재명 정부 초기 외교노선에 민감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백악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을 당시에는 대변인인 캐롤라인 레빗이 “관련 자료가 없다”며 직접 답변을 미뤘다. 이후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 명의로 입장이 나왔고, 그 속에는 명확한 메시지가 담겼다. 미국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중국 문제를 함께 언급함으로써 신임 대통령에게 일정한 외교적 방향성을 암시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상대 진영으로부터 ‘친중 성향’이라는 공세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대선 TV토론 등에서 “한미 관계는 대한민국 외교의 근간”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측에서 대선 결과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중국 견제 메시지를 포함시킨 것은 이 대통령에게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백악관 발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오전 6시,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공식 확정한 직후 발표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21대 대선에서 총 1,728만7,513표(49.42%)를 획득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1,439만5,639표·41.15%)를 큰 격차로 제쳤다. 이번 조기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졌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인 기간 없이 바로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날 백악관에 이어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각각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14번째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고 전하면서, “한미 동맹은 상호방위조약, 공유하는 가치, 깊은 경제적 유대관계 위에 세워졌으며, 철통 같은 헌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전략적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맞서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며, 향후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뜻을 밝혔다. “지역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회복력을 높이며,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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