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독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가운데, 양국 간 총액 2,000억 달러(한화 약 280조 원)에 달하는 상업적 계약이 체결됐다. 이번 방문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17년 만의 UAE 방문이자,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술과 산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시간 15일,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UAE 방문 기간 동안 AI 및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대규모 협력이 이뤄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국은 특히 아부다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UAE의 기술 기업 G42가 주도적으로 건설하며, 다수의 미국 기업이 참여해 시설 및 기술 인프라 구축에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에 건설될 데이터센터는 총면적 16㎢에 5기가와트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백악관은 이를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큰 AI 캠퍼스”라고 소개했다. 상무부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기업들이 지역 전반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보안 조항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들의 명단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인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엔비디아, 오픈AI, 소프트뱅크, 시스코의 최고경영자들이 UAE에 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로 미루어 이들 기업이 프로젝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퀄컴은 아부다비에 AI와 데이터센터, 산업용 사물인터넷(IoT)을 중점으로 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를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은 기술 분야를 넘어 항공 및 자원 개발 산업까지 아우른다. UAE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은 미국의 보잉 및 GE 에어로스페이스가 제조한 항공기 28대를 총 145억 달러(한화 약 20조 3천억 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아울러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은 미국 오클라호마 지역의 알루미늄 제련소 개발에 4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전략 광물인 갈륨을 둘러싼 협력도 눈에 띈다. 미국 방산업체 RTX는 에미리츠글로벌알루미늄, UAE 국방산업위원회인 타와준위원회와 협력해 갈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백악관은 이를 통해 "미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고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반도체 및 방위 기술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효과도 함께 기대된다고 전했다. 공급원 다변화는 미국이 직면한 기술 안보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UAE 측은 이번 협약을 단기적인 거래 이상으로 보고 있다. 무함마드 비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향후 10년간 미국에 1조4,000억 달러(약 1,96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기술, AI, 에너지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과의 경제 동맹을 지속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간의 중동 순방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거쳐 UAE를 방문하며 전략 동맹을 재점검했다. 특히 이번 UAE 방문은 그간 군사·에너지 중심의 협력에서 벗어나 첨단기술과 인프라 협력으로의 확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백악관은 “이번 순방은 미국과 중동 주요국 간의 동맹을 미래 산업 중심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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