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일에 인공지능(AI) 생성형 앱 'R1'을 발표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공산당 지도부의 권력 장악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7년, 구글이 개발한 AI '알파고'가 바둑 천재 커제 9단을 이긴 사건은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후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업 및 연구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며 AI 기술 개발을 적극 장려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딥시크다.
딥시크는 민간 기업으로 운영되지만, 그 성과는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의 AI 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있다. 시 주석은 중국 경제를 기존의 저렴한 상품 수출 중심에서 AI, 슈퍼컴퓨팅, 친환경 에너지 같은 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딥시크는 AI 기술을 더욱 저렴하고 대중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이익과 권력 유지에 위협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22년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이후 중국 정부는 AI 기업들에 비교적 자유로운 태도를 보였지만, AI 기술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통제 필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 맷 쉬핸은 “AI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공산당이 AI 발전을 장려하면서도 통제하려는 모순적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쉬핸은 "공산당의 본질은 통제에 있다"며, AI 기업들이 성장할수록 정부가 이를 통제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딥시크는 원래 AI 모델을 활용해 중국 주식 시장에서 거래 예측을 수행했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규제 대상으로 삼자 2023년 정책에 맞춰 고급 AI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중국이 첨단 컴퓨터 칩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딥시크는 최소한의 자원을 활용해 AI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딥시크의 량원펑은 미국의 수출 제한이 여전히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칭화대 외교 전문가 쑨청하오는 "미국의 기술 제재로 인해 중국은 AI 기술의 자립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AI 기술을 활용해 국민 감시 및 반대 의견 억압을 강화하고 있으며, 자율무기 시스템과 전장 전략 등 군사 현대화에도 AI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NYT는 딥시크의 AI 앱이 널리 사용될수록 중국 정부가 이를 통제하려는 시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챗GPT가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킨 직후, 중국 당국은 AI 챗봇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통제하기 위한 규칙을 발표했다. AI 서비스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반영하고, 국가 권력을 훼손하는 정보를 배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딥시크 챗봇 역시 ‘시진핑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중국 정부의 선전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며, 허위 정보를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AI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조작하고 통제하려 한다는 강한 신호로 해석된다.
칭화대의 AI 전문가이자 컴퓨팅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인 앤드류 야오는 2023년 시 주석이 도입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주도한 인물이다. 이 정책은 AI를 항상 인간의 통제 하에 두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 및 국제연구 센터의 AI 정책 전문가 바라스 하리타스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AI 발전은 정부가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리타스는 또한 "사회주의적 가치와 규제의 필요성이 AI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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