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에 가까운 소상공인들이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6일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현황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6.9%가 비상계엄으로 인해 직접적 또는 간접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추가로 46.6%는 향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번 조사는 최근 경제 불안정 속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파악하기 위해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됐으며, 외식업자 248명과 숙박업자 257명을 포함한 총 505명이 참여했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의 피해율이 52.4%로 숙박업(41.6%)보다 더 높았다. 피해 유형으로는 연말 송년회 등 단체회식 취소(외식업)와 투숙 취소 및 안전 관련 문의 증가(숙박업)가 대표적으로 나타났다.
세종시에 위치한 한 음식점은 공무원 손님 예약이 잇달아 취소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줄었고, 서울의 한 음식점주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매출이 거의 없었다며 "망했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전했다. 속초의 한 숙박업소는 예약은 물론 문의조차 끊겼고, 전남 무주 스키장 인근 펜션에서는 예약 취소가 40건 이상 발생했다.
소상공인들은 국내 경제 불확실성이 길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응답자의 40.4%는 불확실성이 1~2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30.1%는 6개월 이내, 17.8%는 2년 이상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비용 절감(60.4%)에 집중하고 있으나, 홍보 강화(11.3%)나 자금 조달처 확대(8.7%), 사업 다변화(3.2%)를 추진하는 비율은 낮았다. 한편, 응답자의 16.4%는 별다른 대응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경영 상황이 작년 대비 악화되었다는 응답은 83.6%에 달했으며, 그 이유로는 매출 감소(74.6%), 원재료비 상승(41.0%), 인건비 상승(40.8%), 고금리(34.8%)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연말 특수마저 무너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크다"며 "국회와 정부, 중소기업계가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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