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
이재명(왼쪽)·윤석열 두 후보가 지난해 12월 열렸던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기도하던 모습 ©뉴시스

대선을 한달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간 혼전 양상으로 수렴되는 분위기다. 다만 백중세 속에도 윤 후보가 조금 우위를 점하는 일부 조사가 나오기도 한다.

정권 교체와 정권 유지를 바라는 진보층과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이, 윤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 연휴에 터진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 과잉 의전 논란이 중도층에 영향을 미쳐 이 후보의 반등세는 주춤한 반면 윤 후보는 소폭 상승하는 형국이다. 1~2%포인트 격차의 박빙 승부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오는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여야 어느 쪽이든 작은 실수를 할 경우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윤석열 접전 속 안철수 퇴조… 보수 사표심리 자극됐나

7일 오마이뉴스 의뢰 리얼미터 2월 1주차 주간집계 조사(2~4일 실시)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는 윤석열이 지난 조사대비 3.2%포인트 오른 43.4%, 이재명이 0.4%포인트 내린 38.1%로 나타났다. 양자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밖으로 벌어졌다.

안철수는 2.8%포인트 하락한 7.5%포인트로 5주만에 한자릿수대로 떨어졌다. 특히 윤석열은 대구·경북(TK, 14.2%포인트↑), 인천·경기(5.0%포인트↑), 30대(5.6%포인트↑), 50대(3.9%포인트↑), 중도층(7.5%포인트↑), 국민의당 지지층(12.6%포인트↑)에서 상승한 반면, 안철수는 하락해 대비를 이뤘다.

이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비관론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나온 동아일보 의뢰 리서치앤리서치(R&R) 조사(4~5일 실시)에 따르면,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성사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이 59.4%로 절반을 넘겼다.

위기감을 느낀 야권 지지층이 단일화와 무관한 '표 몰아주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TBS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4~5일)에서도 윤석열 44.6%, 이재명 38.4%로 6.2%포인트차로 윤 후보가 앞섰다.

윤석열·이재명 모두 지난 조사보다 지지율이 올랐지만 0.5%포인트 오른 이재명에 비해 윤석열은 3.0%포인트 오르며 상승폭이 더 컸다. 이 조사에서도 안철수는 2.3%포인트 내린 8.3%포인트로 한자릿수로 주저앉았다.

뉴스1 의뢰 엠브레인퍼블릭 조사(5~6일)에서도 윤석열 36.6%, 이재명 35.7%로 0.9%포인트 소수점차 접전이었지만, 같은 기관의 3주전(1월 16~17일) 조사 대비 윤석열은 2.2%포인트 오른 반면 이재명은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윤 후보의 상승세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김혜경 리스크 제한적이라지만 與 잇단 자충수 '실점' 요인

이재명 후보는 최근 부인 김혜경씨 의전 논란이 터지며 '부인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지만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실제 이 후보는 논란에도 소수점대 변동폭을 보이며 견조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층이 큰 폭의 상승은 하지 않아도 낙폭을 막을 정도로 상당히 튼튼한 지지세로 버텨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혜경씨 논란에 대해서도 "선거에 그리 충격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악재가 누적될 수록 중도층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이 후보 본인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 판세에 대해 "수천표, 수만표로 결판이 날 수도 있겠다"고 점친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갈팡질팡하며 자충수를 연발하는 형국이다. 우선 지난 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대모사를 한 가상 영상을 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델리민주'에 올렸다가 당 안팎의 뭇매를 맞고 지운 게 대표적이다.

나아가 영상에 나온 노 전 대통령의 슬로건 '사람사는 세상' 문구 이미지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고인을 모욕하기 위해 만든 것을 갖다 썼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선대위는 지지자가 제작한 것이라며 송영길 대표 차원에서 경고 조치를 했다며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여기에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선대위 공보단 명의로 김혜경씨 의전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와 제보자를 비방하는 글을 여당 의원들이 SNS에 공유했다가 돌연 삭제해 빈축을 샀다. 공보단을 사칭한 허위자료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 내부 난맥상이 여과없이 드러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윤 후보의 경우 진영 결집과 사표방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김혜경씨 논란이 이 후보 지지율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이지만 자잘한 실점이 반복될 수록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부동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들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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