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날씨·환경] 겨울이 실종됐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13.8도)은 30년 평균기온보다 0.9도 높았다.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충한 1973년 이래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초겨울인 지난해 11월, 12월만 놓고 보면 이상고온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12월 평균기온은 3.6도로 평년보다 1.9도 높았고, 11월 평균기온은 10.1도로 평년보다 2.5도 높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년 12월 평균기온은 역대 1위 기록이고, 11월 평균기온도 역대 2위에 오를 정도로 높았다"며 이를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겨울 이상고온의 원인을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인 '엘니뇨'의 영향으로 판단하고 있다.

11월과 12월에도 한반도 남쪽으로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가 자주 유입됐고, 아침 최저기온이 큰 폭으로 치솟아 평균기온도 크게 오르는 패턴이 빈번했다.

엘니뇨 영향은 북미와 남미 등에서 더욱 심하다. 엘니뇨 발생 구역이 이들 지역과 가까운 중부·동부 태평양이기 때문이으로, 상대적으로 북미·남미보다는 덜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올겨울에 엘니뇨의 영향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엘니뇨는 평소보다 강력한 '슈퍼 엘니뇨'로 불린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0.5도 올라가는 현상이다. 온도가 2.5도 이상 높아지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한다.

기상청은 관계자는 "통상 겨울철에는 북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날씨가 추워지고,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은 매우 약화하는데 이번 겨울에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조금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북태평양고기압의 주변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 남해상이나 남부 지역으로 따뜻한 공기를 품은 저기압이 계속 지나가 기온이 높고 비도 자주 오는 형태가 반복된다고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겨울이 갈수록 따뜻해 질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예단하기는 어렵고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향후 기온 상승 추이를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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