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전국 직장선교 지도자와 기독 직장인들이 모여 지난 33년의 한국 직장선교 활동을 평가하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직장선교의 미래 방향과 비전을 나누는 장이 마련됐다.

27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종교교회에서는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한직선)가 주최하는 제4회 직장선교 비전포럼이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한직선 중앙위원회도 진행됐다.

올해 포럼에는 서병조 한직선 수석본부장이 '한국 직장선교의 비전과 방향', 장성배 감신대 교수가 '한국 직장선교의 방향 재정립을 위한 선교신학 재검토'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최경천 서초경찰선교회 회장이 '한국 직장선교의 전략적 실행방안', 박형남 CCC 서울지구 커뮤니티 팀장이 '한국 청년 직장인의 소명과 직장선교의 헌신'을 주제로 토론에서 발표한 후 종합토의로 진행됐다. 특히 발표자들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환경의 변화와 세계선교 흐름, 직장환경의 변화에 따른 한직선의 현주소를 알고, 사명과 비전을 새롭게 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초석으로 한직선의 역사적 사명과 비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 한직선과 한국 직장선교의 현황

▲서병조 한직선 수석본부장   ©한직선

서병조 한직선 수석본부장은 "이번 기회에 한직선의 비전과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면 앞으로 활동방향도 새롭게 설정될 것이며, 내년 이후에는 다른 직장선교 관련 선교단체와도 협력을 확대하고 교계, 학계, 언론계 등과도 연대를 강화해 갈 것"으로 기대를 전했다. 서병조 수석본부장은 전 방송통신위원회 정책실장,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단장, 한국기독공직자선교연합회 대표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아프리카TV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또 지난 30여 년간의 한직선의 사역 방향과 주요활동을 다루고, 한직선의 사명과 비전을 재확인했다. 서 수석본부장은 한국직장선교의 출발을 1974년 한국은행 본점에서 드린 직장신우회 예배, 1976년 현대건설에서 현대크리스천모임의 예배와 성경공부, 1978년 세종로 정부청사 과학기술처 기독공무원의 예배 등으로 보고, 이후 공공기관, 민간기업에 신우회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한직선은 1979년 종교교회 직장인 정오예배를 근간으로 1981년 서울지역 기독교직장선교협의회가 시작돼 전국연합회로 확대 개편, 1996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직선은 43개 지역연합회, 50개 직능연합회에 약 8천여 개의 직장선교회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 사업가, 경영인 등 기독 실업인과 의사,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법무사, 교수 등 기독 전문인들이 모인 CBMC, 직장인성경공부모임인 BBB(Business Bible Belt) 등을 직장선교의 또 다른 모델로 소개했다.

한편, 서 수석본부장은 "그동안 한직선이 사용해 온 '모든 직장에 직장선교회를! 모든 직장인을 그리스도에게로!'라는 비전은 엄밀히 비전이라기 보다 표어에 가깝다"며 "2008년 인천 직장선교 한국대회에서 '비전 2021'을 선포했지만, 그나마도 한직선 임원과 회원 사이에서 공유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비전선언문에서는 창립 4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모든 직장인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5만 직장선교회와 5백만 회원을 달성하고, 각 직장선교회의 활성화와 효율적 인도를 위해 5만 명의 핵심 직장선교를 양성한다고 선포하고 있다. 그는 "2021년까지 불과 7년을 앞두고 한직선의 비전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직선 주요활동의 방향

서 수석본부장은 현재 한직선의 주요활동을 직장선교세미나와 전략회의 ▲직장선교 한국대회 ▲직장선교예술제로 정리했다. 그는 "총 25회에 걸쳐 세미나 또는 전략회의라는 이름으로 직장선교 전략과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며 "2014 직장선교 비전포럼은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지만, 직장선교 관련 단체, 교계, 학계, 언론계와 연계해서 발전시키지 못하다 보니 주제가 일관성이 없고 직장선교운동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직장의 그리스도인들이 선교사명을 확인하고, 각 선교회와 연합회가 선교사례들을 발표해 직장선교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직장선교 한국대회'는 "지역과 직능 선교연합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연대가 부족하고, 직장선교에 대한 참여와 공감대 형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며 "선교대회의 목적과 본질에 충실하게 기본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직장선교 사례 발표를 통해 직장선교 전략과 실천방안이 공유되는지 평가해 선교대회가 감사의 축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독교 정신의 생활화를 통한 기독교 사회문화 창달을 위해 1985년부터 시작된 직장선교예술제는 전국 직장선교회, 연합회가 참여해 친선과 화합을 도모했지만, 기독 예술 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아마추어 수준을 극복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직장선교 30년사'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서 말했다. 그는 "올해 29회째를 맞는 직장선교예술제의 개최 목적과 방법, 발전 방향에 대해 진지한 대안을 모색해 볼 시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한직선이 지역과 직능 연합회 설립을 계속 지원하고, 더 나아가 직장선교의 전략, 실천사례들을 발굴하고 공유하는 일에 앞장설 것을 제안했다. 한국직장선교대학은 한직선 교육훈련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한직선 임원과 직선대 사역자간 소통과 공감대를 충분히 마련하며, 한직선 임원과 각 지역, 직능 연합회 임원들은 직선대에서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한직선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2011년 직장선교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2012년, 2013년에는 서울대학교기독총동문회와 공동으로 직장선교 비전포럼을 열었다. 지난 2012년 열린 제2회 직장선교 비전포럼 사진   ©한직선

■ 직장선교를 통한 교회일치와 통일한국 준비해야

서병조 수석본부장은 "한직선 출범 당시 '평신도연합운동을 통한 교회일치'가 역사적 소명이라고 인식했다면, 이제는 진일보하여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복음 안에서 민족 일치를 이루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역사적 사명의 외연을 '직장선교를 통한 교회일치와 통일한국의 준비'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통일 후 남북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직장선교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북한 지역의 직장과 남한 지역의 북한 이주민에게 직장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기독직장인들이 잘 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배의 생활화, 생활의 예배화를 통해 직장 내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실천해 나가야 하며, 한직선 차원의 통일한국의 직장선교 비전을 선포하는 것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 한국 직장선교의 방향 재정립을 위한 선교신학 재검토

▲장성배 감신대 선교학 교수   ©한직선

장성배 교수는 오늘의 시대에서 요청되는 총체적 선교와 총체적 관점의 성서적 선교 등을 소개하며, 한직선이 새로운 선교방향을 정립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교회가 처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이해할 때, 직장선교는 첫 번째 직장에 있는 사람들을 전도하고 직장을 변화시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는 '직장을 향한 선교', 두 번째 전문인 선교처럼 '직업을 사용한 선교'를 의미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한직선은 첫 번째 부분에 더 많은 강조점을 두어왔다면, 변화하는 시대에는 두 번째 관점에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성경의 복음전도는 개인의 영혼구원보다 포괄적인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회복된 새 하늘과 새 땅을 지향한다"며 "한직선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도 지금보다 더 포괄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약성서의 선교와 전도 개념도 "공동체적이고 전폭적인 삶의 변화가 강조되며,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막힌 담을 허는 총체적 구원, 모든 나라와 민족이 변화되는 총체적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약성경에서 선교와 전도는 서로 분리되어 이해되고 있지 않고, 그 속에 다양성이 존재하면서도 총체적 관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이러한 개념은 앞으로 한직선이 균형 잡힌 선교와 전도를 수행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성배 교수는 한직선이 총체적 선교를 감당하는 교회, '만인선교사직' 혹은 '만인사명자직'을 감당할 것을 요청하며 "모든 민족에게 가라는 명령을 기억하고 이를 위한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직업과 사업체를 통해 전문인 선교, 비즈니스 선교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 다양한 전략 모델을 개발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양한 직업군의 회원들을 활용해 서로간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실천을 유도하고, 세계화와 지역 상황을 동시에 고려하는 글로컬리제이션 시대에 세계적 흐름을 선교현장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 선교현장에서 얻어진 좋은 선교사례들을 세계화시키는데도 관심 가질 것을 당부했다. 장 교수는 "한직선이 이처럼 글로컬한 관점과 전략으로 직장에서 활동하더라도 전지구적 구원의 차원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고, 전 지구적인 총체적 치유와 회복의 문제를 자신의 직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해 내야 한다"며 "하나님이 이루고자 하는 총체적 치유와 회복을 위해 중요하게 쓰임 받는 하나님의 동역자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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