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허위 공문서 작성과 사건 은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게는 징역 2년이 구형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9일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고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들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국민이 차가운 바다 위에서 장시간 표류하며 구조를 요청했음에도 북한군에 의해 피격·소각된 참담한 사건”이라며 “사건 이후 국가기관이 유족과 국민을 기만한 만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훈 전 실장에 대해 검찰은 “정부의 부실 대응으로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되는 결과가 발생하자 비난을 피하기 위해 사건 은폐를 계획하고 주도한 최종 결정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안보 최고 책임자였음에도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중형 선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김홍희 전 청장에 대해서도 “국가안보실장의 지시에 따라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해 유족 명예를 훼손하고 2차 피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서훈 측 “정치적 의도 없었다”… 무죄 유지 요청
반면 서훈 전 실장 측은 당시 정부 판단이 수집된 정보와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단은 “고(故) 이대준 씨의 월북 가능성 판단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당시 확보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의견과 분석이었다”며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정부는 제한된 정보 속에서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실을 국민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감사원이 확보한 일부 자료 역시 검찰 수사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훈 전 실장 측은 재판부에 항소 기각과 무죄 유지도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국가안보 분야에 평생 헌신해 왔다”며 “전문가 협의와 분석을 거쳐 정책적 판단을 내렸을 뿐 형사 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홍희 전 청장 측 역시 “해경 발표에 포함된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표현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의견”이라며 “허위 작성의 고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서훈 전 실장은 “국민의 불행한 죽음 앞에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며 “왜곡 없이 투명하게 사건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판단은 수집된 정보와 전문가 분석, 협의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며 “정책적 판단이 형사소추 대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홍희 전 청장도 “1심 재판부가 장기간 심리 끝에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며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단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재조명… 내달 16일 선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지난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었던 고(故) 이대준 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이씨의 월북 가능성을 발표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인 2022년 감사원이 관련 감사에 착수하면서 사건 은폐와 허위 발표 논란이 본격화됐다.
검찰은 서훈 전 실장이 당시 군과 해경 관계자들에게 보안 유지 조치를 지시하고, 피격 사실을 숨긴 채 실종 상태에서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김홍희 전 청장은 해당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을 담은 발표 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절차적 위법성과 허위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두 사람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됐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 등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6월 16일 오전 10시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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