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이 감소하고 중동 지역의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받으면서 원유와 석유제품의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장 초반 약 3% 상승하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비슷한 폭으로 올라 배럴당 84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은 3.05% 오른 배럴당 90.79달러, WTI 선물은 2.65% 상승한 84.6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과 이란이 주말에도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지역의 공급 불안이 다시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이란 교전 지속… 중동 확전 우려
미국과 이란은 주말에도 교전을 이어갔다. 요르단과 이라크에서 미군 최소 3명이 사망한 가운데, 미국은 중동 지역에 전투기를 추가 배치하며 군사력을 증강했다.
미군은 이란의 지휘시설과 미사일·무인기 발사시설 등을 공격했다. 이란도 미국과 가까운 걸프 지역 국가의 기반시설과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전쟁이 주변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란은 최근 쿠웨이트 내 석유·전력시설과 해수 담수화 시설 등을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이란의 군사시설뿐 아니라 교량과 주요 기반시설로 공격 범위를 확대했다.
교전 범위가 넓어지면서 에너지 생산시설과 운송망이 추가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커졌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응 수위와 충돌 장기화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 급감… 원유 수송 차질
중동산 원유의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도 크게 줄었다. 지난 19일 이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으로, 전날 8척보다 절반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통항 제한이 장기화하거나 선박 운항이 더 줄어들 경우 국제 원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충돌은 세계 에너지 시장의 공급 여건이 이미 악화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현재 원유 재고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을 당시보다 줄어든 상태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도 큰 피해를 보면서 디젤 등 운송용 연료 공급은 더욱 빠듯해졌다. 중동과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동시에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줄이면서 원유뿐 아니라 석유제품의 공급 부담도 커졌다.
◈호르무즈 통항량·중국 원유 수입이 변수
시장에서는 향후 국제유가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을 꼽았다. 선박 운항이 회복되지 않으면 중동 지역의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이 계속 제약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원유 수입 규모도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거론됐다. 중국의 수입량이 늘어나면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공급 차질도 변수로 남았다. 러시아산 디젤과 석유제품 공급이 추가로 감소하면 국제 운송용 연료 시장의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
다만 각국의 비축유 방출과 중국의 원유 수요 변화 등은 국제유가 상승 폭을 제한할 요인으로 평가됐다. 시장은 중동 지역의 군사 상황과 실제 공급 감소 규모를 함께 지켜보고 있다.
◈미국 휘발유 4달러·디젤 5.10달러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 내 연료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998달러로 4달러에 근접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약 3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일반적으로 국제유가의 변화를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반영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소비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디젤 가격은 휘발유보다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전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101달러로, 전쟁 발발 이후 약 3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페르시아만과 러시아의 정유시설 가운데 전쟁 피해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줄인 곳이 늘면서 연료 공급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면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디젤 가격의 불안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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