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검사는 직접 수사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보완을 요구하는 역할만 맡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수사요구권을 실질화하고 수사기관이 요구를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행하도록 책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 직무대행은 수사기관이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수사를 지연할 경우 수사관 교체와 징계 요구 등 실효성 있는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상호 견제하는 교차수사 체계를 마련하고 수사심의와 외부 감찰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8월 17일 전당대회 이전에 처리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수사는 수사기관, 기소는 공소청이 담당”
한 직무대행은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 빈틈없이 설계된 제도”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하는 사람이 기소 여부까지 결정하고, 자신이 만든 사건을 자신이 심판대에 올리는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정치검찰의 역사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원칙은 처음부터 한결같다”며 “수사는 수사기관이, 기소와 공소 유지는 공소청이 담당해야 한다. 검사는 수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사가 직접 수사해야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한 직무대행은 “검찰이 외면하거나 축소하고 진실을 덮어버린 사건도 차고 넘친다”며 검사의 수사권이 피해자 보호를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부적인 인식 차이가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원칙을 흔들거나 검찰 수사권을 되살리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언급하며 검찰개혁 의지 강조
한 직무대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비극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며 “한 사람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무도한 수사와 여론몰이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통한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남용된다”며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남겨둘 경우 수사와 기소가 한 기관에 집중되는 기존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직무대행은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더라도 국가의 수사 역량과 피해자 보호가 약화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피의자의 이의신청권과 기록열람권, 법률 조력을 받을 권리를 확대하고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와 기소를 확실히 분리하면서도 국가의 수사 역량을 온전히 유지하고 범죄 피해자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넘기지 않는 선에서 처리”
민주당은 당내 논의가 충분히 진행된 만큼 조만간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총의를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한 직무대행은 “논의는 충분히 무르익었다”며 “이제 당의 총의를 하나로 모을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기서 멈추거나 타협하면 검찰청의 간판만 공소청으로 바뀔 뿐 검찰 권력의 본질은 그대로 남게 된다”며 “국민의 권익과 피해자 인권을 기준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을 책임 있게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시점에 대해 “지도부와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최대한 전당대회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기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처리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강 수석대변인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국민적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당내 총의가 모이면 국민에게 개정 취지와 보완책을 설명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