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 전반의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 제안이 2000건을 넘어섰다.

20일 정부가 개설한 ‘부동산 토론회’ 온라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총 2032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분야별로는 주택금융이 953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주택공급·규제 관련 제안은 587건, 부동산 세제는 485건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토론회 현장에 참석하기 어려운 국민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난 14일부터 온라인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는 주택공급·규제, 주택금융, 부동산 세제 등 세 분야로 나눠 의견을 받고 있다.

온라인과 분야별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은 오는 23일 열리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종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는 주요 제안을 향후 부동산 정책과 제도 개선 과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요구 잇따라

주택공급 분야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 요구가 잇따랐다. 재건축·재개발 지위 양도 제한과 재개발 동의율 기준을 완화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아파트에 집중된 공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관련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한 작성자는 “정부가 공공 중심 공급을 전면에 내세우며 행정 권한을 독점해 왔지만, 시장이 원하는 시기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지 못했다”며 “도심의 핵심 유휴부지가 복잡한 행정 절차와 이해관계 조율 실패로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현재의 공급 관리 방식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값뿐 아니라 전월세 안정도 살펴야”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호소하며 전월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주택 매매가격 안정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무주택자의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였다.

한 시민은 “무주택 국민들은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전세보증금의 20%밖에 없어 전세로 살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을 잡는 데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실질적인 주거 안정을 궁극적인 목표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 개발지구와 공공주택 사업에 관한 요구도 이어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관련해서는 서울시의 기존 계획에 따라 6000가구를 신속하게 공급해 달라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29일 발표한 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목표를 1만 가구로 확대했지만 서울시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공급 물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정부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공급을 추진 중인 서리풀2지구와 관련해서는 기존 마을과 성당을 존치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고양창릉 S3블록에서는 ‘전용 모기지 삭제’ 논란과 관련해 사전청약 당시 제시한 조건을 이행해 달라는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무주택자·청년 대상 대출 완화 요구

가장 많은 제안이 접수된 주택금융 분야에서는 무주택자와 청년, 지방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실수요자에게 일률적인 대출 규제를 적용하면 주택 구입 기회가 더욱 줄어든다는 주장이었다.

부동산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의 조정 방향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다주택자와 1주택자, 실거주용 주택과 비거주용 주택을 구분해 과세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을 달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9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주택 공급과 관련해 “공급은 단기간에 ‘뚝딱’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단기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비아파트와 매입임대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절박한 심정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서울 영등포·구로 등 준공업지역 활용 방안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서울시의 협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별도 면담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주택·실거주 여부 따라 세제 차등 검토

김 실장은 부동산 세법 개정과 관련해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달리 보고, 실거주용과 비실거주용을 차등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판단이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주택자 중에서도 이른바 초고가 부동산은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판단이 이뤄졌다”며 “적정한 가격 수준과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초고가 주택의 구체적인 기준은 시뮬레이션과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오는 23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관련 쟁점을 논의한 뒤 이달 말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최종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주택공급·규제, 주택금융, 부동산 세제를 주제로 분야별 공개 토론회를 진행했다. 당시 제시된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토대로 오는 23일 대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 방향과 보완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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