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국제 유가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고 유류세 인하 조치도 최대한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순방을 계기로 추진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인공지능 협력에 대해서는 파트너십을 ‘AI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현지시간 브라질리아 시내 호텔에서 화상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지역 상황으로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며 “유가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고 유류세 인하 등 정책 수단도 최대한 유지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노력을 신속히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민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화물차와 건설기계 운전자, 농어민, 이동 노동자 등 경유 의존도가 높은 계층을 위한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가 불안 대응 강화…담합·매점매석 엄단
이 대통령은 유가 불안을 틈탄 매점매석과 담합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가 힘든 시기를 악용한 불법적인 돈벌이를 차단해야 한다”며 “국내 정유사들의 수십조원 규모 담합 행위가 수사 결과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뿐 아니라 다른 핵심 민생 품목에서도 담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이 시장 교란 행위 단속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수출과 내수, 설비투자가 고른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성장률도 4%에 가까운 3.7%를 기록했고, 실질국내총소득 증가율도 38년 만에 최고 수준인 15.6%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숫자 이면에는 청년 고용 부진과 중소기업의 높은 대출 연체율 같은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성장 온기, 청년·중소기업·골목상권에 퍼져야”
이 대통령은 경제 회복의 성과가 특정 계층과 부문에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의 과실이 일부 계층과 부문에만 집중되면 경제적 불균형이 심화하고 어렵게 회복된 경제도 다시 식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윗목과 아랫목이 고루 따뜻해야 방 안의 온도가 오래 유지되는 것처럼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성장의 온기가 널리 퍼지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을 향해서는 청년 신규 채용 확대를 당부했다. 정부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재정과 조세, 금융 정책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으로 마련한 관련 대책들을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집행해 달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AI 선언, 선도국 도약 위한 출사표”
이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 발표된 ‘샌프란시스코 인공지능 선언’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 출사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초대규모 공급과 투자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인공지능 동맹 수준으로 격상했다”며 “세계적인 벤처캐피털과의 협력 기반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이제 인류 문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인공지능 혁명의 최첨단에 서 있다”며 “이번 성과가 경제의 더 큰 도약과 국민 삶의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인공지능을 넘어 다른 첨단산업과 문화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지난 24일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엔비디아 등과 9500억 달러, 약 1375조원 규모의 인공지능 반도체·인프라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첫 남미 순방…글로벌 사우스 외교 확대
이 대통령은 현 정부 출범 후 처음 시작된 남미 순방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외교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미는 막대한 인구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지역으로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데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외교 네트워크를 다변화하고 다층화하는 노력은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핵심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할을 더욱 단단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온라인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 6월 이탈리아 국빈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청와대는 해외 일정 중에도 국내 경제와 민생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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