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신 지급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1심으로, 오 시장이 당장 시장직을 잃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상실한다.
◈ 여론조사 5건·대납금 2100만원 유죄 인정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이 명 씨에게 조사를 의뢰하고, 김 씨가 비용 2100만원을 대신 지급한 사실을 인정했다.
명 씨 진술의 전부를 믿을 수는 없지만, 카카오톡·문자메시지와 여론조사 파일 전달 기록, 송금 내역 등 객관적 증거와 일치하는 부분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강 전 부시장이 여론조사의 내용과 표본 등에 지속적으로 관여했고, 조사 시점과 김 씨의 송금 시기가 맞물린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반면 나머지 여론조사 5건과 김 씨가 지급한 1200만원에 대해서는 오 시장의 의뢰나 대납 요청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 오세훈 “납득할 수 없어… 항소심서 다툴 것”
재판부는 부정하게 수수한 정치자금이 2100만원으로 적지 않고, 오 시장이 다년간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지내 정치자금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재판 과정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이 당내 경선 기간인 약 한 달 동안 이뤄졌고, 적극적인 여론조작 지시가 확인되지 않은 점과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선고 후 “명 씨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내려진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겠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팀도 일부 무죄 판단과 형량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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