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독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정권의 종말을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장기간의 폭격과 지도부 손실, 경제적 타격 속에서도 체제를 유지하며 휴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상황은 단순한 전황의 결과를 넘어, 권위주의 정권이 어떤 방식으로 장기간 생존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됐다.

이란 체제 유지의 배경에는 강력한 내부 통제와 결속 구조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란 체제 유지 배경…탄압·선전·보안 체계 결합

WSJ는 이란이 민간인 피해와 지도부 타격, 경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붕괴하지 않은 이유로 정치적 탄압, 지속적인 선전, 순교 이데올로기, 강력한 보안 기구를 지목했다.

카타르대 이란 전문가 니콜라이 코자노프는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정권 생존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정부와 엘리트, 일부 국민이 정권을 중심으로 결집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외부 충격이 클수록 내부 결속이 강화되는 구조가 작동하면서 체제 안정성이 유지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권위주의 체제 특성상 반대 의견이 조직적으로 표출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면서 내부 균열이 확대되지 않은 점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권위주의 체제 공통 구조…북한·러시아 사례와 유사

WSJ는 이러한 특징이 이란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러시아, 쿠바 등 권위주의 국가들도 경제적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면서 체제를 유지해 왔으며, 내부 저항이 확대될 경우 강력한 물리적 수단으로 이를 억제해 왔다고 전했다.

옥스퍼드대 에드워드 하월은 권위주의 정권은 국민의 필요보다 체제 유지가 우선되기 때문에 고통에 대한 감내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강한 제재와 피해 속에서도 선전과 통제, 경제적 보상을 결합해 체제를 유지해 왔다.

북한 역시 정보 통제와 인권 억압을 지속하면서 반미 서사를 활용해 내부 결속을 유지해 온 것으로 분석됐다.

◈억압 기술 고도화…감시·통제 체계 정교화

신문은 최근 권위주의 정권이 통제 수단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이란, 북한은 인터넷 차단, 반대 세력 색출, 정치범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억압 체계를 고도화해 왔다.

러시아는 반전 메시지를 표현하는 행위까지 처벌하는 수준으로 통제를 강화했으며, 북한은 외부 문화 유입을 강력히 차단하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이란 역시 반정부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하고, 대규모 체포와 장기 형량을 통해 반체제 움직임을 억누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제 방식이 집단 행동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위주의 국가 간 협력 확대…통제 기술 공유

권위주의 국가 간 협력 역시 체제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지목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시위 대응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 차단 효과를 강화했으며, 시위대의 통신 수단을 방해하는 조치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란의 시위 대응을 지원하는 장비를 제공했고, 양국은 법 집행 협력과 경찰 훈련에도 합의했다.

북한 역시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체제 선전에 활용하며 내부 결속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협력은 권위주의 국가 간 통제 기술과 대응 방식이 공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WSJ는 이란 지도부가 이번 전쟁을 넘기고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데 성공할 경우, 향후 대외 정책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중심 국제 질서에 대한 대응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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