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오찬 회동에 참석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저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소원 허용법과 대법관 증원법을 일방 처리한 데 대한 반발이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만남에 들러리를 설 수 없다는 판단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청와대 오찬 회동은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한자리에 모여 민생 현안과 국정 운영 전반을 논의할 계기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법안 처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회동은 예정 시간 직전 무산됐다.

◈오찬 회동 불참 결정 과정과 내부 반발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까지는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였다. 그는 “단독 영수회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이 대통령께 제가 만난 민심을 생생히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문제와 청년 고용, 물가 상승 등 시급한 민생 현안을 직접 전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반대 의견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법사위원인 신동욱 최고위원은 “영수회담을 제안할 때는 응답이 없더니 민주당 내부 상황이 복잡해지자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기 위해 야당 대표를 부르는 것 아니냐”며 “당대표가 연출된 장면의 들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민수 최고위원과 양향자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청와대 오찬 회동에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내부 이견이 표면화되자 장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불참을 최종 결정했다.

장 대표는 “시민들이 ‘힘들다’는 목소리를 꼭 전해달라고 해 오찬 회동에 응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법사위에서 사법 시스템을 흔드는 법안이 통과됐다”며 “이 상황에서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이 모든 논란을 덮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비판과 청와대 유감 표명

장 대표는 오찬 불참을 청와대에 통보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오찬 일정이 잡힌 이후 이런 법안들을 처리한 배경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야당 대표를 불러 대화를 제안한 직후 대법원장까지 우려를 표한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와 오찬을 하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대표는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없는 행태”라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국회 상황과 연계해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본회의 보이콧과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차질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도 보이콧했다. 같은 날 첫 회의를 연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역시 정상적인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도 국민의힘은 응하지 않았다.
당초 여야는 본회의에서 시급한 민생 법안을 우선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사위에서 쟁점 법안이 처리되면서 정국은 급격히 냉각됐다.

특히 대미투자특별법과 같은 주요 현안은 국회의 협력이 필수적인 사안으로 꼽힌다. 여야 대표 회동 무산과 본회의 보이콧이 이어지면서 입법 일정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동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기독일보 #기독일간지 #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