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속에 개구리처럼 죽어간 베네수엘라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운영위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가장 큰 원유 매장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석유 소비의 급증과 함께 2010년대 초까지 성장하며 높은 소득을 누렸다. 풍요의 나라가 지금은 세계 최빈국의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따뜻한 냄비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 신세가 되어 버렸다.

독이 든 사과와 같은 사회주의 정책의 늪에 빠진 것이다. 기회의 평등이 아닌 결과의 평등을 따라간 결과다. 선동정치와 포퓰리즘 정책은 필연적으로 도덕적 해이를 발생시킨다. 정부가 퍼주는 복지의 늪에 빠져 국민의 양심은 마비되었고, 열심히 일할 의욕이 사라져 버렸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억압당하고, 직장이 사라졌다. 130,000%라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으로 화폐 가치는 종이값보다 못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빵 한 조각을 사기 위해 큰 짐짝만 한 돈뭉치를 가져가야 한다. 식량난으로 베네수엘라 국민의 평균 체중이 10kg 감소했다고 한다. 말할 자유가 없어지고, 국민을 보호해 줄 법도 없고, 억울해도 하소연할 방법도 없어져 버렸다. 자유도 재산도 건강도 모두 잃어버렸다.

차베스에 이어 장기 집권한 사회주의 독재정권

1998년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정치인들의 부패와 빈부격차에 대한 대중 불만을 이용하여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는 보리바르 혁명을 선언하며 선동정치를 시작하여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된다. 국가 주도의 강력한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한다.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비유처럼 물고기를 낚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물고기를 나누어 주었다. 퍼주기식 복지정책과 선심 정책을 정권 유지에 이용했다.

군 출신인 차베스는 먼저 군부를 장악하여 사법부와 선거기관을 장악했다. 다음으로 석유사업을 국유화하여 본격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한다. 2013년 암으로 차베스가 죽자 마두로가 정권을 이어받았다. 망국적 사회주의 선동정치를 이어받은 마두로는 권력 유지를 위해 더욱 강화된 포퓰리즘 정책을 펼쳐간다. 정부 주도로 생필품을 공급하고, 식량 배급 시스템을 도입한다. 화폐 발행을 확대하여 상상하지 못할 초고공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베네수엘라를 더욱 가난한 나라로 몰고 갔다.이들은 권력 유지를 위해 사법부와 선거기관을 장악한 후 언론을 장악한다. 사법개혁을 내세워 대법원을 무력화시켰다. 친정부 인사들로 사법부를 장악하여 집권 세력의 독재에 유리한 판결이 나도록 사법제도를 고쳤다. 선거제도를 집권 여당에 유리하도록 고치고 불공정한 선거를 진행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방송국의 면허를 취소하고, 친정부 언론을 지원한다.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경제위기와 사회갈등의 원인을 외부로 돌려 반미감정을 부추켜 정권 유지에 이용한다.

자유민주주의가 붕괴되는 과정을 보면 대체로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해 기존의 국가 제도를 바꾸는 작업을 먼저 시작한다. 권력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며 갈라치기에 들어간다. 나와 함께 하면 떡과 자리를 보존해 주고, 지도자를 비판하면 억지 올가미를 씌워 제거한다.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사회주의 독재를 추구하는 나라들을 살펴보면 먼저 헌법 개정을 통해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킨다. 다음으로 사법부와 선거기관을 장악하고, 입법부까지 차지한다. 입법부를 장악한 후에는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의 귀와 눈을 가리고 집단 세뇌 작업에 들어간다. 언론을 장악한 후에는 거칠 것이 없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하기 시작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도 효율이라는 잣대로 재단된다. 삼권분립과 공정한 선거제도가 무너진 나라의 국민은 더 가난해지고 저항할 힘마저 상실하게 된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은 6.25 전쟁 이후 1인당 GDP가 67불(1953년)에서 약 400배 이상 증가하여 3만 불이 넘는 고도성장을 했다. 평균 수명은 1960년 52세에서 83세로 세계 제2위의 장수국가가 되었다.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80명에서 3명 이하로 떨어졌다.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해외여행객 수는 약 2천9백만 명으로 국민 절반 이상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셈이다. 대한민국의 풍요와 자유는 부모 세대의 수고와 노력의 결과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탄압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 항거했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를 기억하며 가난을 이기기 위해 허리띠를 동여맸다.

모든 사회주의는 필연적으로 비효율과 도덕적 해이를 가져오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속박하는 전체주의를 향하게 된다. 배고픈 보릿고개를 넘어 지난 60여 년 동안 이루어놓은 자유민주주의와 풍요가 사회주의 이념에 맥없이 무너지는 현상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목줄을 위협하는 악법들

입법부를 장악한 거대정당의 정치 공세로 30회가 넘는 줄 탄핵 정치를 경험했다. 검수완박법으로 검찰의 손발을 묶어 범죄자 조사를 못 하게 만들더니, 사법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검찰청을 폐지하여 검찰의 목줄이 끊길 예정이다. 일명 ‘법왜곡법’을 만들어 판사들의 목줄 쥐기를 시도하고 있다.

2025년 12월에는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양심과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고, 종교탄압의 도구로 이용될 여지가 높아 국민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 이제 국민은 억울해도 하소연할 방법이 없다. 억울함을 호소하면 권력자들에게 오히려 모욕죄와 명예훼손으로 반격을 당할 처지에 처한다. 인터넷에 올린 표현의 자유가 언어 검열에 걸려 강제로 삭제당하고 인터넷 플랫폼에서 강제로 퇴장당한다. 그들만의 잔치를 벌일 태세다.

국민의 알권리는 무시당하고, 학문적 통계와 연구 발표에 차별이라는 이유를 붙여 학문의 자유를 극도로 위축시킬 것이다. 권력자의 비위나 잘못을 비판하는 글은 혐오 표현과 가짜 뉴스라는 올가미를 뒤집어씌우고, 종교적 교리와 신념을 말하면 소수자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여 징벌적 처벌을 할 태세다.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헌법을 위반하는 국회, 과연 누굴 위한 국회일까? 헌법이 무시되면 국민은 불안해한다. 탄생하지 말아야 할 법, 나라를 퇴보시키는 법들은 없어져야 한다. 국민의 영혼을 도둑질하는 포퓰리즘 사과를 먹을 수는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뿌리를 내리찍고 있는 도끼질을 멈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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