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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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에서 무슬림 남성에게 납치돼 강제 개종과 조혼을 당한 13세 기독교 소녀 사건에 대해 파키스탄 연방헌법법원(FCC)이 기존 판결을 다시 심리하기로 결정했다고 7월 2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피해자 가족 측 법률 대리인인 무함마드 사키브 질라니 대법원 변호사는 파키스탄 연방헌법법원이 오는 7월 24일 마리아 샤바즈(13)와 납치범 셰흐랴르 아흐마드(30)의 혼인을 유효하다고 인정한 지난 2월 3일 자 원심 판결에 대한 재심 청구 사건을 심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라니 변호사는 피해 아동의 불법적인 구금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조속한 재판을 촉구해 왔으며, 지난 5월 재심 청구서를 제출한 끝에 법원이 심리 기일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질라니 변호사는 원심 판결이 정부의 공식 기록을 배제한 채 불법적인 조혼을 합법으로 인정하는 등 중대한 법리적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재심 청구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사법부는 피해자 마리아가 아동결혼제한법상 혼인 불가 연령인 미성년자임을 입증하는 공식 출생 증명 서류들을 사실상 배제했다.

연방헌법법원 원심 판결의 법리적 오류 및 한계

변호인 측은 연방헌법법원이 피해자 측의 법적 주장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원심 판결문은 청구인 측이 '기독교 여성은 무슬림 남성과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제했으나, 질라니 변호사는 가족의 이전 대리인이 그러한 주장을 펴거나 이슬람법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사건의 쟁점은 타 종교 간의 혼인 여부가 아니라 미성년자의 혼인 가능 여부라는 것이다.

이어 질라니 변호사는 법원이 마리아가 자발적으로 결혼했다는 파키스탄 형사소송법 제164조에 따른 진술에 법적 효력을 부여한 것도 문제 삼았다. 법원이 마리아의 종교 개종 유효성에 대해 논평한 것은 쟁점을 벗어난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본질적인 법적 쟁점은 법정 연령 미달 아동이 유효한 혼인 계약을 맺을 수 있는지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법상 혼인 연령 기준과 샤리아 법원 판례 위반

가족 측은 이번 재심 청구의 주요 근거로 혼인 최저 연령을 18세로 규정한 파키스탄 연방샤리아법원(FSC)의 최근 판례를 제시했다. 해당 판결은 혼인 연령 제한 규정이 이슬람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질라니 변호사는 연방헌법법원이 1929년 제정된 아동결혼제한법의 적용 대상에 무슬림이 포함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슬람법에 대한 연방샤리아법원의 권위 있는 유권해석은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연방샤리아법원은 이슬람에서 혼인은 단순한 육체적 사춘기(Balugh)를 넘어 정신적 성숙(Rushd)을 요구하는 법적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명확히 구분한 바 있다. 정신적 성숙은 지적, 정서적 발달이 필요해 육체적 성숙보다 늦게 나타나며, 고전 이슬람 법학자 이맘 아부 하니파 역시 완전한 정신적 성숙의 합리적 기준으로 25세를 제시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또한 재심 청구서는 파키스탄 헌법 제203-G조에 따라 법률의 이슬람 율법 부합 여부를 판단할 배타적 관할권이 연방샤리아법원에만 있음을 명시했다. 질라니 변호사는 연방헌법법원이 이러한 헌법상 권한을 가진 법원의 구속력 있는 판례를 사실상 묵살했으며, 아동결혼제한법이 아동과의 혼인을 범죄로 규정하면서도 혼인 자체를 무효로 하지는 않는다는 원심의 결론은 최신 판례를 반영하지 않은 치명적 오류라고 반박했다.

나이 조작 논란 및 파키스탄 기독교 소녀 납치 사건의 국제법 위반

피해자 측은 원심 법원이 피해자의 나이와 관련된 정부 공식 문서의 신뢰성을 부당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원심 법원은 마리아 실종 직후 아버지가 작성한 최초정보보고서(FIR)상의 나이와 파키스탄 국가데이터등록청(NADRA)의 기록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문서의 효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자녀를 잃은 부모의 정서적 혼란이나 경찰의 단순 기록 오류 가능성을 배제한 채, 뚜렷한 증거 없이 정부 발급 문서보다 조작 가능성이 높은 혼인 증명서의 나이를 우선시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파키스탄 기독교 소녀 납치 및 강제 개종 사건은 파키스탄 헌법뿐만 아니라 국가가 비준한 국제 인권 협약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유엔 아동권리협약(CRC),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당사국으로서 아동을 납치, 강제 결혼, 성 착취로부터 보호할 국제법적 의무가 있다.

질라니 변호사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 개종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규약을 위반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수 종교 공동체의 어린 소녀들을 표적으로 한 강제 개종과 조혼은 평등과 존엄성을 침해하는 복합적인 인권 유린이라며, 법원이 헌법과 국제 인권법에 부합하는 일관된 법 해석을 통해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럽의회 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의 파키스탄 사법부 압박

CDI는 해당 사건은 파키스탄 기독교 소녀 납치 및 강제 개종 실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부상하며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 단체들과 유럽 정치권은 소수 종교 출신 미성년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7월 9일 유럽의회는 마리아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룬 결의안을 채택하며, 파키스탄 당국에 강제 개종 및 조혼 피해자 가족의 불만을 접수하고 구제할 수 있는 국가적 메커니즘 구축을 촉구했다. 유럽의회는 마리아가 법률 조력과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파키스탄 사법부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압박했다.

마리아의 법적 소송을 지원하고 있는 국제 인권 단체 자유수호연맹(ADF) 인터내셔널 역시 성명을 내고 파키스탄 전역에 만연한 아동 강제 결혼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테미나 아로라 ADF 인터내셔널 아시아 옹호 책임자는 매년 수백 명의 어린 소녀들이 사기 결혼의 희생양이 되어 자유를 잃고 착취당하고 있다며, 파키스탄 사법부가 이번 재심리를 통해 취약한 아동을 보호하는 강력한 판례를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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