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는 열정은 여전하다. 큐티와 통독, 말씀 나눔 소그룹은 교회 곳곳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열정만큼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성경이 이끄는 성경연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하는 책이다. 성경을 위로의 도구나 필요에 따라 끌어다 쓰는 텍스트로 소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말씀이 독자를 이끌도록 자신을 내어 맡기는 성경 읽기를 제안한다.
이 책의 핵심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성경은 ‘내가 해석하는 책’이 아니라 ‘나를 해석하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형식과 감정, 설교 의존적 신앙에 익숙해진 현대 그리스도인의 성경 읽기를 진단하며, 성경을 성경으로 읽는 원칙, 곧 ‘성경이 성경을 해석하게 하라’는 고전적이지만 본질적인 방향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는 특정 해석법을 강요하기보다, 말씀 앞에 서는 태도 자체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다.
<성경이 이끄는 성경연구>는 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을 함께 다룬다.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 창조에서 시작해 타락과 구속, 교회와 성령의 사역을 거쳐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완성되는 하나님의 통치 서사를 먼저 제시한다. 동시에 개별 본문을 다룰 때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 종교적 분위기를 세밀하게 살피며 본문의 의미가 왜, 어떻게 그렇게 선포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성경을 한 문장으로 조망하는 시도에서부터 연대기적 흐름, 신학적 구조까지 단계적으로 안내하는 구성은 성경 연구를 처음 시작하는 독자에게도 부담이 크지 않다.
책의 중반부와 후반부에서는 실제 본문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민수기의 광야 여정을 통해 공동체의 불순종과 하나님의 공의·은혜가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살피고, 에베소서를 통해 교회의 정체성과 성도의 삶, 그리고 영적 전투의 현실을 조명한다. 또한 ‘거룩한 입맞춤’이나 ‘산 제물’과 같은 표현들을 당시의 생활문화와 종교적 맥락 속에서 풀어냄으로써, 성경 본문이 단순한 교훈을 넘어 공동체적 삶의 질서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목회자나 신학생만을 위한 연구서에 머물지 않는다. 성경을 진지하게 읽고자 하는 모든 성도를 독자로 상정하며, 이해에서 멈추지 않고 분별과 순종으로 나아가도록 이끈다. 지식을 쌓기 위한 성경 공부가 아니라, 믿음의 방향을 바로 세우는 훈련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성경 연구서이자 신앙의 길잡이다.
<성경이 이끄는 성경연구>는 독자에게 묻는다. 지금 우리는 성경을 어디까지 따라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말씀이 우리 삶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 말씀을 붙잡고 가는 신앙이 아니라, 말씀에 이끌리는 신앙을 다시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차분하지만 단단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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