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실종 의심 사건 541건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된 스캠(사기) 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단순한 실종 사건이 아닌, 국제 범죄조직이 개입된 구조적 범죄로 의심되는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은 외교부, 인터폴 등과 공조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월부터 11월 5일까지 경찰청과 외교부에 접수된 캄보디아 실종 의심 사건은 총 541건에 달하며, 이 중 미귀국이 237건, 안전 여부 미확인 사건이 167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연관성과 실종자의 안전 여부를 계속 확인 중이며, 최근 들어 일평균 접수 건수가 1건 이하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투자 리딩방, 로맨스 스캠, 노쇼 사기 등 다양한 형태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은 총 119건으로, 서울청 33건, 경기남부청 14건, 부산청 11건, 충남청 9건 등이 포함된다. 경찰은 피해자 소재 확인과 피의자 추적을 위해 캄보디아 경찰 및 국제기구와 협력 중이며, 현지 한국 교민 사회와도 긴밀히 연락망을 유지하고 있다.
캄보디아뿐 아니라 인접국에서도 유사 범죄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찰청은 “현재 필리핀에서 14건, 중국 9건, 태국 7건, 베트남 6건, 라오스 3건의 스캠 관련 사건이 수사 중”이라며 “한국인을 표적으로 한 해외 거점형 사이버 범죄조직이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남아 지역 내 스캠 네트워크가 조직적으로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고, 국가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출범한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은 보이스피싱과 스캠 범죄에 대한 대응 실적을 발표했다. 통합대응단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집계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9867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기관 사칭형이 7596억 원, 대출사기형이 2271억 원이었다. 대응단은 “출범 이후 신고 응대율이 62.9%에서 98.2%로 상승했고, 전화번호·중계기·피싱 사이트 등 약 3만5000건을 차단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협력해 피싱 유인 게시글 1800건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9월 셋째 주 950여 건이던 보이스피싱 범죄가 10월 넷째 주에는 722건으로 줄었다”며 “캄보디아 실종 사건을 계기로 해외 스캠 조직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찰청은 또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다중 사기 범죄 피해액이 약 72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투자사기, 노쇼사기, 가짜 구인광고형 사기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경찰은 ‘국제 범죄조직-국내 브로커-온라인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범죄 구조를 중점 수사 중이다. 관계자는 “SNS를 통한 허위 투자유도, 구직자 대상 금전 요구 등 신종 수법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국민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노쇼사기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은 “울산 지역에서 노쇼사기 관련 신고가 2건 접수됐으며, 이 중 1건은 피해액이 890만 원에 달했다”며 “공공기관을 사칭해 물품 대리 구매를 요청하는 수법으로, 유사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해외 범죄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스캠 사건에 대해 외교부와 협력해 실종자 수색, 피해자 구제, 범죄수익 환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사이버수사국, 외사국, 금융범죄수사단 등 관련 부서 간의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국제공조 수사망을 확대해 해외발 다중사기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제 공조를 통해 조직적 스캠 네트워크를 추적하고, 피해자 보호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며 “국민들이 해외 사기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예방 활동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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