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억류돼 있던 마지막 생존 인질 20명이 13일(현지 시간) 전원 석방됐다. 하마스와 그 동맹 세력이 2년 만에 생존 인질을 모두 놓으면서, 오랜 분쟁의 상징이던 인질 사태가 종결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자의 미래와 미국이 중재한 휴전 협정의 다음 단계를 논의하는 국제 정상회의가 열렸다. 전쟁으로 초토화된 팔레스타인 지역이 영구적 평화로 나아갈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가 생존 인질 20명을 두 차례에 걸쳐 전원 석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정에 포함된 사망 인질 28명 중 단 4구의 시신만 인도돼 논란이 일었다. 하마스는 협상 과정에서 “72시간 안에 모든 시신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하마스는 송환 인질의 신원을 공개했고, 시신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이스라엘로 전달됐다. 인질 및 실종자 가족 모임은 “모든 시신이 하루 만에 송환되기 어렵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단 4명만 인도됐다는 소식은 큰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시신 4구만 송환된 것은 협정 위반”이라며 “의도적 지연이나 회피는 강력한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맞춰 이스라엘 교정청은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을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는 장기 및 무기수가 250명, 기소되지 않은 채 구금됐던 팔레스타인인 1,718명이 포함됐다.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는 복역자 중 154명이 폭력범으로 분류돼 이집트로 추방됐다고 밝혔다. ICRC는 “팔레스타인 구금자 1,809명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송환됐으며, 나머지의 행방은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길고 고통스러웠던 악몽이 끝났다”며 “오늘은 중동의 새로운 역사적 새벽”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휴전이 전쟁의 종식과 평화로 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집트로 이동해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서 휴전 협정 문건에 서명했다. 서명에는 미국과 협상에 참여한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 정상이 함께했다. 문건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 9일 합의된 이스라엘-하마스 평화계획 1단계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단계 합의안에는 여전히 세부 조율이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통치 체계,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철수 시점 등 민감한 쟁점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부르주 오즈첼릭 연구원은 “이번 협정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가는 길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하마스의 존재가 어떤 형태로 남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안보를 이유로 군사 작전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며, 가자에는 새로운 행정·치안·인도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번 인질 전원 석방과 휴전 서명은 중동 분쟁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협정이 단순한 일시적 휴전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평화와 팔레스타인 재건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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