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펀자브주 파이살라바드 지구 자라왈라 지역에서 발생한 기독교인 공격 사건 2주기를 맞아 현지 기독교인들이 거리로 나서 정의 실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 16일(이하 현지시간) 자라왈라에서 수천 명의 무슬림 군중이 꾸란 모독 혐의를 받은 두 기독교인 형제를 빌미로 폭동을 일으켜 교회 25곳 이상과 기독교인 주택 85채를 불태우고 파괴했다.
사건 직후 전국적인 비난 여론이 일었고 300여 명이 체포됐지만, 부실한 수사와 소송 지연으로 대부분 보석 석방되거나 무혐의로 풀려났다.
지난 6월 4일, 파이살라바드 반테러법원은 교회를 방화하고 기독교인 주택을 약탈한 혐의로 기소된 10명을 무죄로 선고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부실 수사 때문에 가해자들이 풀려났다”고 비판했다. 나머지 사건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16일 자라왈라, 라호르, 카라치 등 주요 도시에서는 2주기를 맞아 집회가 열렸다.
자라왈라에서는 ‘피해자 위원회’ 주최로 기념 행사가 진행됐으며, 라라 로빈 다니엘 위원장은 “정부가 약속한 보상과 재활 지원이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며 “경찰과 일부 기독교인 인사들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응답할 때까지 평화적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르와다리 테흐리크(Rwadari Tehreek) 대표 삼슨 살라맛은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이 소수자를 ‘펀자브의 보석’이라 칭하지만, 자라왈라를 한 번도 찾지 않았다”며 “기독교 공동체를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호르 언론인협회 앞에서는 기독교 활동가들이 집회를 열고 “정부의 무책임으로 극단주의가 방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셸 초드리 ‘세실 앤 아이리스 초드리 재단’ 대표는 “신성모독법 남용과 국가 기관의 무대응이 폭력을 조장한다”며 “정부는 약속한 보상과 장기적 지원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당시 폭동과 관련해 5,213명이 지목됐지만 실제 구속된 이는 380명에 불과했고, 이 중 228명은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77명은 기소가 취소됐다. 앰네스티는 “정부의 무능과 소극적 대응이 자라왈라 폭력을 사실상 면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폭동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두 기독교인 형제는 이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또 다른 기독교인이 개인적 갈등으로 두 형제를 고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는 파키스탄을 2025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살기 어려운 국가 8위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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