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약 중독자 상당수가 20대에 처음 마약류를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의뢰로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설계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29명 중 65.5%가 평생 한 번이라도 마약류 중독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1년 내 유병률은 55.5%, 최근 1개월 내 유병률은 20.7%로 집계됐다.

첫 마약 사용 시기는 20대가 58.6%로 가장 많았고, 10대는 17.2%로 그 뒤를 이었다. 30대는 10.3%, 40대 6.9%, 50대 3.4%였다. 전체적으로 10대와 20대가 전체의 75.8%를 차지해, 마약류 사용 시작 시기가 주로 젊은 층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첫 투약의 계기는 "다른 사람의 권유"가 75.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호기심"(48.3%)이 뒤를 이었다. "즐거움 추구"(17.2%), "불쾌한 감정 해소"와 "스트레스 해소"(각각 10.3%) 등도 일부 응답에서 확인됐다.

마약류 구매 경로로는 "친구 또는 지인"이 72.4%로 가장 많았으며, 인터넷(10.3%), 약국 또는 병원(6.9%)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68.97%는 자신이 중독자임을 인정했다. 반면 중독을 부정한 응답자는 "조절 가능하다"(44.4%), "단기간 사용이라 중독은 아니다"(33.3%),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니다"(22.2%) 등을 이유로 들었다.

마약류 중독자의 정신건강 상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우울 증상 유병률은 44.8%로 일반인 평균 6.7%의 약 7배였고, 불안 증상 유병률도 31.1%로 일반인 평균 7.2%보다 약 4배 높았다.

응답자의 68.4%는 지인을 통해 마약류 정보를 처음 접했으며, 63.2%는 마약이 불법이고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약했다. 두 번째 투약도 57.9%가 주변 권유에 의해 이뤄졌고, 이 중 68.4%는 다시 지인을 통해 마약류를 구매했다. SNS를 통한 구매 경험도 21.1%에 달했다.

연구팀은 첫 투약 이후 70% 이상이 1개월 이내에 재투약한 반면, 치료를 시작하기까지는 3분의 1 이상이 1년 이상 걸렸다고 밝혔다. 중독 치료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낙인감과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부담이었다. 실제로 조사 대상자의 약 3분의 2는 치료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데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번 실태조사는 국내 마약 중독자들의 초기 경험과 재투약 경로, 정신건강 상태, 치료 장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향후 마약류 예방 대책 수립과 치료 접근성 향상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약 #마약중독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