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한국신약학회 공동학술대회 개최
2026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한국신약학회 공동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주최 측 제공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와 한국신약학회가 7일 오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2026년 공동학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동학회에서는 요한일서의 속죄 신학과 신약학의 방법론적 한계를 주제로 한 두 편의 발제가 진행되며, 신약학 연구의 신학적·학문적 지형을 폭넓게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학회에서는 강대훈 박사(총신대)가 ‘요한일서에 나타난 속죄의 개념과 신학적 역할’을, 김선용 박사(독립연구자)가 ‘신약학은 종교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버튼 맥의 기독교 기원 재기술(Redescription) 작업을 중심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발표 이후에는 각 발제에 대한 논평이 이어지며 학문적 토론이 진행됐다.

◇ 요한일서에 나타난 속죄 신학의 풍성한 개념과 신학적 역할

강대훈 박사는 발표에서 속죄를 “예수의 죽음이 지니는 의미를 다루는 핵심 신학 주제”로 규정하며, 요한일서가 신약성서 가운데 예수의 죽음을 해석하는 개념과 용어를 가장 포괄적으로 담아낸 문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요한일서에는 죄를 의미하는 명사와 동사가 각각 17회와 10회 사용되며, 죄 용서와 관련된 다양한 표현이 등장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강 박사는 요한일서에서 ‘용서하다’, ‘가지고 가다’, ‘깨끗하게 하다’와 같은 표현들이 죄 사함의 의미를 전달하며 “예수가 우주론적 차원에서 마귀의 일을 멸하기 위해 오셨음을 설명하기 위해 ‘멸하다’라는 동사가 사용된다”며 “이러한 용어 선택은 요한일서의 속죄 신학이 단순한 도덕적 차원을 넘어, 우주적·구원사적 의미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 구약 속죄제 전통과 대리적 희생으로 이해되는 예수의 죽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한일서의 속죄 신학은 구약의 속죄제 전통을 신학적 토대로 삼고 있다. 강 박사는 레위기 4~5장에 나타난 속죄제에서 죄의 씻음과 고백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요한일서가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특히 예수의 피가 지닌 속죄의 능력은 레위기 17장 11절에서 ‘피에 생명이 있다’는 전제에 근거해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맥락에서 요한은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희생 제의적 관점에서 해석했으며, 속죄 개념 속에는 대리적 희생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며 “요한일서는 레위기의 속죄 제물이 흘린 피의 대리적 의미를 죄 용서의 신학으로 확장하며, ‘우리를 위하여 그의 목숨을 주었다’는 신약의 속죄 신학을 분명히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힐라스모스’ 개념과 교회 공동체를 향한 윤리적 요청

강대훈 박사는 “요한일서가 신약성서에서 유일하게 ‘힐라스모스’라는 용어를 두 차례 사용함으로써 속죄 신학을 논증의 핵심 도구로 활용한다”며 “예수는 신적인 존재로서 신자들과 세상을 위한 힐라스모스가 되었으며, 속죄는 약자의 희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낮아지신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이해 속에서 속죄는 은혜의 수단이자 신자들이 낮아져야 할 근거로 제시된다. 요한은 속죄 개념을 교회론과 제자의 윤리를 위한 모범으로 사용하며, 빛 가운데 살아가는 신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코이노니아와 죄 씻음을 현재적으로 경험한다”며 “공동체의 교제와 속죄의 은혜는 분리될 수 없으며, 그리스도의 속죄는 승리의 방식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강 박사는 “그리스도의 속죄 방식으로 살아가는 신자가 세상에서 승리하는 자이며, 힐라스모스가 되신 그리스도의 생애는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낸 사건으로서 신자들이 서로 사랑해야 할 근거가 된다”며 “예수가 죄를 없애고 마귀의 일을 멸하기 위해 목숨을 버리신 목적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이루는 데 있다”고 했다.

◇ 신약학의 방법론적 빈곤과 종교학과의 대화 필요성 제기

2026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한국신약학회 공동학술대회 개최
2026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한국신약학회 공동학술대회 진행 사진. ©주최 측 제공

이어 김선용 박사는 “신약학이 방대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방법론적 이론의 빈곤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진단하며 “신약학은 수세기에 걸쳐 문헌학적 연구를 축적하고 인류학·사회과학·문학 이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지만, 연구 방법론의 본질을 성찰하지 못함으로써 일반화 가능한 이론을 생산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신약학에 내재한 신앙고백적 편향을 언급하며 “핵심 개념을 연구 대상인 신약성서 자체에서 차용함으로써 인식론적 순환에 빠졌다”며 “그 결과 많은 연구가 동어반복이나 패러프레이즈 수준에 머물렀으며, 타 학문에 적용 가능한 이론으로 확장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내부자 관점의 한계와 주류 신약학에 대한 비판적 성찰

김선용 박사는 스티븐 영, 윌리엄 아날, 웨인 믹스 등 종교학 및 신약학 연구자들의 논의를 인용하며 “주류 신약학이 내부자 관점을 특권화해 기독교 기원의 신화적 범주와 이념을 재생산해 왔다”며 “특히 한국 신약학계는 교단 신학교 중심의 구조로 인해 타 학문과의 교류가 제한되며, 이러한 문제의식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신약학계의 보수화 경향과 함께, 성경의 신학적 해석을 지향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신약학을 교회 내부를 위한 학문으로 한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사이먼 개더콜의 복음서 연구를 사례로 들며, 신학적 전제가 결론을 이미 규정한 연구가 학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 종교학과의 상호 호혜적 관계를 통한 신약학의 확장 가능성

김 박사는 “신약학이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종교학과 사회과학이 지향하는 이론화 작업, 즉 인간 행동을 일반화 가능한 수준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마가복음 저자와 바울을 단선적 영향 관계가 아닌, 초기 예수 운동이라는 공동 자원을 서로 다른 사회적 조건 속에서 재해석한 종교 전문가로 이해할 때 더 높은 설명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신약학과 종교학은 일방적 수용 관계가 아닌 상호 호혜적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기독교 기원 연구는 종교학에 풍부한 자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학문적 책임성과 이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아네트 요시코 리드와 브루스 링컨의 논의를 인용하며, 초기 기독교 연구가 범주화와 기원 담론, 정체성 형성에 관한 분석에 중요한 자료군이 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학회에서는 강대훈 박사의 발표에 대해 정복희 교수(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가, 김선용 박사의 발표에 대해서는 남궁영 박사(칼빈대)가 각각 논평을 맡아 학문적 논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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