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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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연방헌법법원(FCC)이 무슬림 남성에게 납치돼 강제 개종 및 혼인을 당한 13세 기독교 소녀 사건에 대해 합법 판결을 내렸던 원심을 깨고 재심을 결정했다고 7월 2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 조혼과 종교 탄압 논란이 국제적 문제로 비화한 가운데 파키스탄 사법부의 최종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파키스탄 연방헌법법원의 사이드 하산 아즈하르 리즈비 판사와 아메르 파루크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는 지난 24일 피해자 마리아 샤바즈의 아버지가 제기한 판결 재심 청구를 수용하고 심리를 개시했다. 파루크 판사는 해당 사건이 특정 종교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며 파키스탄 국민 전체의 헌법적 권리와 직결된 중대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이슬람 율법과 아동 보호법 근거로 미성년자 혼인 무효 쟁점화

앞서 지난 2월 3일 연방헌법법원은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혼인에 동의했다는 진술을 이유로 들어 이들의 결혼을 합법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인 무함마드 사키브 질라니 변호사는 미성년자의 혼인은 원천적으로 법적 효력이 없다며 원심의 판결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질라니 변호사는 파키스탄 연방샤리아법원(FSC)의 최근 판례를 인용하며 이슬람 율법에 따른 혼인은 육체적 성숙뿐만 아니라 지적, 정서적 발달을 의미하는 정신적 성숙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슬람에서 혼인은 계약 행위인 만큼 미성년자가 맺은 법적 계약과 과거 법정 진술은 모두 효력을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측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 당사자와 검찰총장 및 주 법무장관 등에게 통지서를 발송하고 다음 심리 일정을 대법원 여름 휴정기 이후로 지정했다. 파키스탄 법률구조협회와 현지 기독교 단체가 제기한 추가 재심 청구 역시 다음 심리에서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국제사회 감시 속 파키스탄 기독교 소녀 인권 보호 시험대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 가족이 실종 직후 경찰에 신고할 당시 진술한 나이와 국가데이터등록청(NADRA)의 공식 출생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건의 신뢰성을 의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질라니 변호사는 가족이 극도로 당황한 상태에서 나이를 잘못 진술했거나 경찰의 단순 기재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사소한 진술 차이가 국가가 발행한 공식 문서를 무효화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마리아 사건은 파키스탄 내 소수 종교를 겨냥한 강제 개종과 조혼 등 심각한 인권 침해 실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떠올랐다. 유럽의회는 지난 9일 마리아 사건을 직접 언급하며 파키스탄 정부에 종교적 소수자 보호를 위한 국가적 전담 기구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 도어즈가 발표한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서 파키스탄은 8위를 기록했다. 해당 단체는 파키스탄 내 조직적인 차별과 강제 개종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가해자에 대한 사법 처리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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