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 잘 알고 있다. 존 웨슬리, 제시 펜 루이스, 허드슨 테일러, 앤드류 머레이, 한나 휘톨 스미스, 리즈 하월즈와 같은 기라성 같은 영적 거장들에게 영향을 끼친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잔느 귀용’이라는 여성이다. 현대로 넘어와서는 로이드 존스, 제임스 팩커, 존 파이퍼, 팀 켈러와 같은 이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던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미국 최고의 철학자요, 신학자요, 목회자였던 ‘조나단 에드워즈’이다.

아우카 식인종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떠났다가 모두 목숨을 잃은 짐 엘리어트를 비롯한 ‘순교자 5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과거 시카고에서 유학할 당시, 그들을 배출한 휘튼대학을 방문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그들은 내가 아주 존경하는 분들이다. 당연히 휘튼대학의 교수들이 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생각을 해왔었다. 하지만 순교자 5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한 사람이 누구인지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동안 짐 엘리어트와 나머지 네 친구 선교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교수나 다른 어떤 인물이 있었는지 몹시도 궁금했던 게 사실이다. 위대한 인물 뒤에는 분명 누군가의 원인 제공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궁금했던 의문이 풀리자 마치 잃어버린 보석을 찾은 듯 너무도 기쁘고 행복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영향을 끼친 그분이 대학 시절 내게도 큰 영향을 끼친 분이어서 더욱 놀라고 신기했다. 이제 그 주인공에 대한 얘기를 시작해 보자.

눈보라가 몰아치는 어느 겨울밤, 젊은 선교사 한 사람이 텅 빈 오두막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가난과 추위, 결핵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그의 몸은 이미 망가져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불타고 있었다. 그는 작고 낡은 촛불 하나를 켜놓고,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꺼내 조용히 적기 시작했다. “나는 하나님을 위해 불타는 불꽃이 되고 싶다. 이 세상에서 그분의 영광을 위해 타오르다 꺼지고 싶다.”

그는 비록 29년이란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 누구보다 뜨겁게 하나님을 사랑했고, 그 누구보다 깊이 아메리칸 인디언 영혼들을 품었다.

그는 예일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나 퇴학당했다. 이유는 너무 “열정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당시 부흥운동의 중심에 서서 정통 신앙을 옹호했던 그는, 교수의 영적 상태를 지적한 것이 문제가 되어 학업을 마치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를 미성숙하다고 비웃었고 그에게도 큰 시험이 되었지만, 조나단 에드워즈가 그의 재능과 경건함을 알아보고 선교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는 열정 하나로 언어도 통하지 않는 원주민 마을에 들어가, 몸짓과 눈빛으로 복음을 전했다. 음식이 없어 굶고, 결핵으로 침을 뱉으면 피가 나왔지만, 그는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하나님 앞에서의 충성된 삶을 살며, 계속 기도하고 복음을 전했다.

그랬던 그도 어느 날은 이렇게 일기에 적었다. “나는 깊은 낙담에 압도되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죽음을 간절히 열망했다. 나의 영혼은 깊은 물속에 잠겼고, 홍수가 나를 삼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 인디언들에게 복음을 전하러 가는 동안, 내 영혼은 고통 속에 있고, 격심한 낙담에 짓눌려 어떤 선한 일을 할 수 있을지 절망했다. 지혜의 끝에 다다랐고, 무엇을 말할지, 어떤 길을 택할지 모르겠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다시 하나님 앞에 엎드렸다. 그리고 일기에 또 한 줄을 적었다. “나는 거의 죽을 것 같은 고통 가운데 있었지만,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데 그 어떤 것도 나를 막지 못한다. 내 지극한 기쁨이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보다 내 영혼을 더욱 새롭게 소생시켜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인디언들 중 몇몇이 복음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복음을 전한 지 수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1747년, 그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집에서 젊은 나이에 조용히 생을 마감했다. 하나님은 복음의 열정으로 충만한 전사였던 그를 너무 빨리 데려가셨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후에 그의 일기가 출간된 후,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일기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 윌리엄 캐리는 그것을 읽고 인도로 떠났고, 짐 엘리엇은 그것을 읽고 아우카 족에게 갔다. “순교자의 5인”으로 불리는 선교사들도 모두, 그의 일기에 영향을 받았다.

그 선교사의 이름은 아메리칸 인디안 선교의 아버지 데이빗 브레이너드(David Brainerd, 1718– 1747)이다. 브레이너드는 그의 일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세상에서 버림받을지라도,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 사용되기를 원한다.”

브레이너드의 생애는 후세에 수많은 하나님 사람들의 가슴과 생애를 뒤흔들어 놓았다. 그는 1740년대 미국을 휩쓴 대각성 운동의 주도자 조나단 에드워드의 심장에 깊은 감동을 끼쳤고, 존 웨슬리의 마음에 큰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고, 윌리엄 케리와 헨리 마틴, 그리고 짐 엘리엇 선교사를 비롯한 순교자 5명의 마음을 움직여서 복음 사역에 종사하도록 만들었다.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조나단 에드워즈의 사위가 될 뻔도 있었던 데이빗 브레이너드, 그가 남긴 『데이빗 브레이너드 생애와 일기』란 책은 대학 시절 젊은 내 가슴에도 복음의 불을 질렀다. 임종 직전까지 오직 하나님 한 분만 붙들다가 떠난 그분을 천국에서 만나고 싶다. 나도 그처럼 위대한 인물들에게 크게 영향 끼치는 ‘그 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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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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