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치 있는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Our joy comes not from where we are but from whose we are.” 우리말로 직역을 하면 이렇다. “우리의 기쁨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에서 온다.”
이것을 의역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의 기쁨은 우리가 있는 장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의 것인가에서 온다.”
이 문장을 신앙적인 뉘앙스를 살려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진정한 기쁨은 우리의 처지나 환경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스펄전이 말한 너무도 소중한 문장이다.
지금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나 조건 때문에 불만을 가지거나, 불평과 원망과 함께 낙심 중 절망에 빠져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현실로 인해 낙심과 불평과 분노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다. 그 상황이 나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 하더라도 속상하고 불만스러울 텐데, 내가 원치 않는 불의한 자들로 인해 펼쳐지게 된 참담한 현실이기에 불평을 넘어선 분노로 가득하다.
하지만 방금 소개한 짧은 글을 통해서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나의 진정한 기쁨은 내가 맞닥뜨린 현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은 그런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 속해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절감한다.
비록 내가 부정과 불법과 불의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in this world) 발을 디디고 살아간다 할지라도, 진정한 나의 소속은 여기가 아니란(not of this world) 사실이다. 나의 참 소속은 하늘 곧 하나님께 있음을 자각하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천국 시민권자들'이다.
엡 2:5-6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히시니.” 이때 “앉히시니”는 “앉히셨으니”란 말로 부정과거형(aorist)인 “made us sit”이다. “이미 하늘에 우리를 앉히셨다”란 뜻이다.
비록 우리의 육신은 이 땅에 발을 디디고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영혼은 예수님과 함께 하늘나라에 소속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살라는 말씀이다.
세상 어떤 권력이나 권세자도, 그 어떤 강력한 무기도 내 몸은 해할 수 있지만, 하나님께 소속되어 있는 내 영혼은 조금도 손상시킬 수 없다. 나의 소속이 어디인가, 내 주민등록상의 참 주소는 어디인가를 제대로 인식하고 산다면, 이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더럽고 추하고 구역질 나는 일들은 그날에 심판주 되신 하나님이 알아서 처리하실 것이다.
오늘 우리가 해야 할 당면과제는 암담하고 기가 막힌 현실에 낙심한 채 무기력한 삶을 사는 데 있지 않고, 우리 자신은 불의하거나 죄된 행동을 하고 있지 않는가를 늘 점검하면서 영원한 천국 입성의 그날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사람답게 멋지게 잘 사는데 있음을 기억하자.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가 나중에 도래할 영원한 천국(not yet)보다 이 땅에 ‘이미 임한’(already)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에 더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죽음 이후 거해야 할 저 천국에서의 삶에 대해선 꽤 소홀한 게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이제는 우리의 진정한 소속이 이 땅이 아니라 영원한 하늘나라임을 더 크게 의식하고 살아야 함을 절감한다.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앞으로 계속 전개될 것이다. 하지만 사단이 사주하고 불의한 인간이 이끌어가는 주도권엔 한계가 있다. 언젠가는 의로운 심판주 되신 하나님의 법정에 모두가 서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다. 그날이 바로 우리의 억울함과 슬픔과 절망의 눈물을 씻게 되는 날이 될 것이다. 그 영광스런 날을 바라보면서 매일 매 순간 ‘내가 어디에 속한 사람인가’를 떠올리면서 기쁨과 감사함으로 맡은 사명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