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목사 안수를 허락하는 등 동성애 이슈로 갈수록 교세가 하락하고 있는 미국 장로교회(PCUSA)가 성직 후보자들에게 성 소수자(LGBT)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도록 규례를 개정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피택 장로 등 예비 임직자를 대상으로 동성애에 대한 견해를 묻고 부정적 의견을 가진 이들을 걸러내려는 차별적 조치라는 비판과 반발이 교단 안에서 쏟아지는 실정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최근 PCUSA와 교단 내 다수의 단체들이 성직 후보자에게 적용하는 규례서 G-2.0104b를 변경하는 개정안 24-C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24-C란 예비 성직자들에게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포함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열린 제226차 PCUSA 총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통과됐다. 이를 놓고 노회 수의 과정에서 86개 노회가 승인하고 45개 노회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 승인에 필요한 최소 수인 84개 노회보다 2개 더 많은 노회가 찬성함으로써 가까스로 확정됐으나 ‘양심의 자유’ 침해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시 총회에 상정된 두 가지 개정안 중 24-A 개정안은 389대 24로 압도적인 표 차로 총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24-C 개정안은 297대 130로 통과되면서 대의원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지지자들은 이 개정안이 차별적 감정을 없애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하는 이들은 신학적 보수주의자들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반발했다.
지난해 총회에서 통과된 24-A 수정안은 규례서 F-1.0403에 있는 차별 금지 성명에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추가한 게 핵심이다. 이 성명은 “하나님께서 인종, 민족, 나이, 성별, 장애, 지리적 위치 또는 신학적 신념에 관계없이 세례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신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놓고 총회에 앞서 약 150명의 목회자가 반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수정안의 핵심 부분이 PCUSA의 신학적 다양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다수의 목회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특히 성직 안수 전에 후보자 개개인에게 성 소수자(LGBT) 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는 건 ‘양심의 자유’라는 개혁교회의 기본 교리와 크게 어긋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PCUSA 교단이 교회 임직자 안수를 성 소수자 이슈에 결부시킨 건 오래전 총회에서 결의한 동성애 목사 안수 허용 등 동성애 이슈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다만 동성애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단계에 도달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문제는 7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이 조치가 ‘양심의 자유’에 반하는 데다 실제 교회마다 피해자가 속출하는 상황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성애에 비판적인 이들을 임직 전에 솎아내려는 시도를 개교회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할 교회가 과연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지난해 PCUSA 총회에 앞서 150여 명의 목회자가 이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들은 “개정안이 많은 충실하고 헌신적인 사역 장로, 교사 장로, 그리고 집사들이 신념을 이유로 즉시 자격을 박탈당하고 사역에서 제외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협상 불가능하고 엄격한 기준을 부과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내 가장 큰 장로교단인 PCUSA는 교단 총회에서 동성애를 허용 결의가 있은 후 교세가 감소하는 등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교단의 동성애 관련 정책에 반발해 교단을 이탈하는 교회와 성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PCUSA 총회가 발표한 ‘2022년 연간 통계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한해동안 교인이 무려 5만 3,000이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교인뿐 아니라 교회와 목회자 수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장로교의 교세 하락과 관련해 언론들은 “미국 장로교가 공식적으로 동성애 허용 입장을 밝힌 이후 수많은 회원교회와 교인들의 탈퇴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PCUSA는 동성애에서 헤어나오기는커녕 더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다. 2023년부터 연례 보고서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논바이너리/젠더퀴어’(nonbinary/genderqueer) 즉 ‘제3의 성별’을 추가하기도 했다. ‘제3의 성’이란 남성과 여성으로 이루어진 ‘생물학적 성별(sex)’과 다른 ‘사회적 성별(gender)’을 말하는 것으로 ‘트렌스젠더’가 이에 해당한다.
미국 장로교회는 140년 전 우리나라에 언더우드 선교사를 파송한 교단이다. 그 인연으로 예장 통합 측 등과 교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 장로교의 모 교회나 마찬가지인 미국 장로교회가 동성애 목사 안수를 허용한 데 이어 제3의 성, 젠더퀴어를 인정하고 더 나아가 예비 성직자들에게까지 친 동성애 이념을 주입하고 있는 건 충격을 넘어 통탄할 일이다. 이러고야 어찌 스스로 개혁교회를 자처할 수 있겠나.
PCUSA의 ‘젠더퀴어’ 수용 등 친 동성애 정책은 교회의 모든 구성원을 포용한다는 미명 하에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하나님은 동성애를 가증한 죄로 여기고 불로 심판하셨다. 예수님도 죄인을 향해 “회개하고 돌아오면 죄를 사하겠다”라고 하셨지 무조건 포용하라고 하신 말씀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미국 장로교회는 지속적인 교세 감소로 교단 소유 건물을 매각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심각한 현실이 교단 분열까지 이른 건 아니지만 동성애와 작별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장로교를 대표하는 지위를 상실하고 추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더욱 동성애에 집착하는 PCUSA의 모습은 인권이라는 시대의 조류와 복음의 가치를 맞바꾸었다는 말밖에 달리 설명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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