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쟁 가담과 지속적 인권 침해… 국제형사재판소 통한 책임 추궁 촉구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이 '2025 북한인권 국제회의'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이 '2025 북한인권 국제회의'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이 5월 19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5 북한인권 국제회의’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실질적 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

송 전 소장은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며 "그 이후로도 북한의 인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으며, 유엔 안보리와 국제기구의 무대응은 북한 정권의 잔혹한 행위를 방조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 실태에 대해 "사상과 표현, 종교의 자유 박탈, 자의적 구금과 고문, 정치범 수용소 운영, 납치 및 강제실종, 이동 제한과 생존권 침해 등 COI가 지적한 모든 범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국경 봉쇄와 정보 차단이 극심해졌고, 여성과 소녀들의 보건권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전 소장은 “여성에 대한 산부인과 진료 부족, 영양실조, 위생용품 부재, 임신 중 폭행과 강제노동, 심지어 신생아 살해에 이르는 인권 침해 사례들이 유엔 보고서에 수록돼 있음에도 북한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대외 행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에 7,000개 이상의 무기 및 탄약이 실린 컨테이너를 지원했고, 이들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었음이 입증됐다"며 "이는 ICC 로마규정 제25조 제3항 (c)에 따라 전쟁 범죄 공범으로 기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송 전 소장은 "북한 병력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되었다면 김정은은 공동정범(co-perpetrator)으로도 기소가 가능하다"며 "ICC는 이미 2023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으며, 동일한 기준이 김정은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ICC의 법적 절차와 실질적 제재에 대해 설명하며, "ICC의 체포영장은 공소시효가 없으며, 피의자는 평생 국제범죄자로서의 낙인을 지닌 채 살아야 한다. 이는 강력한 심리적 처벌이며, 피의자는 124개 ICC 회원국에서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소장은 "지금이야말로 김정은을 ICC에 회부할 적기"라며 "우크라이나는 피해국으로서 고소장을 제출할 법적 지위를 확보했으며, ICC 검사는 직권으로 수사 개시를 요청할 수 있다. 이는 케냐, 필리핀 사례에서도 입증된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그동안 너무 미약했다. 그러나 ICC가 책임자 처벌이라는 원칙을 실현할 수 있다면 이는 정의 구현은 물론 향후 범죄 예방, 나아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로 가는 핵심 전제가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인도에 반한 범죄에 맞서야 한다는 도덕적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025 북한인권 국제회의'를 마친 후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2025 북한인권 국제회의'를 마친 후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한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북한인권 문제는 단순히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세계 평화와 안보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제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 당국은 폐쇄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고수하 며 주민들의 인권을 지속적으로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변함없는 노력은 결국 의 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김 장관은 "북한인권 논의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 여성뿐만 아니라 북한 군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북한 주민이 자유권과 생존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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