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에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협상 테이블에 함께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14일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협상단 명단에서 그의 이름이 제외되면서 확인됐다. CNN에 따르면, 미국 측은 푸틴 대통령의 불참이 확정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에 나서지 않기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협상단을 구성해 이스탄불 협상에 파견하겠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대표단에는 메딘스키 보좌관 외에도 미하일 갈루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등이 포함됐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름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협상단을 이끄는 메딘스키 보좌관은 2022년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초기 평화협상에서도 러시아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포민 차관 역시 당시 협상 대표단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이번 협상 참여는 과거 중단된 대화를 다시 이어가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의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전, 우크라이나에 오는 15일 이스탄불에서 직접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응하면서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석을 요청해, 미·러·우크라 3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일정을 소화하던 중,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카타르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푸틴이 내 참석을 원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나도 그것에 대해 생각 중이다. 가능성은 있다"고 말해, 회담 참석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지만, 결국 그의 참석도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이 확정되면서, 미국은 대신 고위 외교 인사를 협상에 파견하기로 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트럼프 전 행정부 출신의 스티브 위트코프 및 키스 켈로그 특사를 특사단으로 구성해 이스탄불 협상 현장에 보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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