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과 국내 정치 불안정으로 인한 고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행 3.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4년 5개월 만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11월에도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실시한 바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이미 2번이나 인하를 했고, 3개월 금리 전망을 통해서도 인하가 계속될 것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정부 시작하면 불확실성도 많이 가라앉을 것"이라며 "정치 갈등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미국 통화정책과 독립적으로 인하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고환율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현재는 우리 펀더멘탈과 괴리가 되어 있고, 정상적인 상황보다는 환율이 필요 이상으로 올라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70원 상승분 중 50원은 달러 강세 영향이며,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 인한 상승분은 약 30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기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소비나 내수 특히 건설 경기 등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면서 계엄 등의 영향에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0.2%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은의 기존 4분기 성장률 전망치 0.5%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날 한은은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인 금융중개지원 대출 규모를 9조원에서 14조원으로 5조원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지원 대상은 저신용 자영업자와 지방 중소기업 등으로 한정됐으며, 이를 통해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을 약 900억원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는 신성환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하며 위원들 간 이견이 드러났다. 다만 향후 3개월 내 금리 수준을 언급하는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에서는 위원 6명 전원이 현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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