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들여다보는 합동수사본부가 서울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 선거1계장을 소환한다. 사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뉴시스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가 서울 강남구선거관리위원회 선거1계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이날 강남구선관위 선거1계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러 투표용지 관리와 대응 과정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송파구선관위 사무국장도 이날 다시 합수본에 출석한다. 합수본은 서울 지역 선관위의 투표용지 인쇄와 배부, 부족분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수사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뿐 아니라 동일한 일련번호가 기재된 투표용지와 무번호지 사용 실태, 투표율 오입력 의혹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송파구 투표소서 동일 일련번호 투표용지 발견

합수본은 송파구선관위 산하 투표소 두 곳에서 같은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가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선거일 당일 이미 투표에 사용된 용지와 같은 일련번호가 무번호지에 중복 기재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번호지는 투표용지가 부족하거나 훼손됐을 때 사용하는 용지다. 합수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무번호지의 사용과 관리 기준을 제대로 운영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개별 투표소의 단순한 관리 실수인지, 인쇄 기준 축소와 무번호지 운용 과정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투표용지 인쇄 기준 60%에서 50%로 축소

합수본은 선관위가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기준을 예상 선거인 수의 60%에서 50%로 낮춘 과정에도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선관위 내부 조직인 공직선거 절차 사무 개선 태스크포스는 지난해 8월 선거별 투표용지 인쇄 매수의 하한선을 예상 선거인 수의 60%로 하되, 지방선거는 50%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인쇄 매수 축소안’을 마련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와 선거일 투표율이 낮게 예상돼 사용되지 않는 투표용지가 과다하게 발생한다는 이유로 같은 해 12월 10일 사무총장 전결을 거쳐 제9회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을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행정연구원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합수본은 해당 연구가 투표용지 인쇄율 조정을 핵심 과제로 다룬 것이 아니라고 보고, 인쇄 기준을 50%까지 낮춘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 오입력’ 중앙선관위 실무자 재조사

투표율 오입력 사태와 관련된 중앙선관위 실무자도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날 공전자기록위작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조사를 받는다.

합수본은 경기도선관위 실무자가 경기 김포시의 과대 계상된 투표자 수를 다른 지역 투표소에 나눠 입력하는 방식으로 수치를 조정했다고 보고 있다.

또 경기 김포·의왕과 충북 진천 등의 실시간 투표율 집계를 총괄한 중앙선관위 실무자가 경기도선관위 직원에게 투표소별 허위 투표자 수가 기재된 엑셀 파일을 전달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제9회 지방선거 시간대별 투표자 수’ 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4천288개 투표소 가운데 3시간 이상 누적 투표자 수에 변동이 없었던 곳은 51곳으로 집계됐다.

합수본은 기존 수사 대상이었던 충북 진천과 경기 김포·의왕 외에도 성남·평택·동두천·안산·구리·여주 등에서 투표자 수 입력과 관련한 의심 정황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 해외출장 의혹도 조사

합수본은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관계자 1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23일까지 배우자를 동반해 덴마크 등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으나, 배우자 동행 사실 등이 출장 보고서에 기록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9천53만 원 상당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 전 위원장은 외유성 출장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국외 출장 비용으로 사용된 4천743만8천900원을 중앙선관위에 반납했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과 일련번호 중복, 투표율 오입력, 해외출장 의혹 등 중앙선관위를 둘러싼 사안을 각각 조사하며 관련자들의 책임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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