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여름방학 학생들이 읽을 추천도서를 선정했다가 정치적 편향 논란이 일자 재검토하기로 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중학교가 사회 과목 추천도서 2권을 선정했는데 항의와 민원이 빗발치자 이를 중단하기로 한 거다.

논란이 된 두 권의 책은 ‘이재명의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와 ‘1020 극우가 온다’. 첫 번째 책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1년에 자신의 어린 시절 일기를 바탕으로 쓴 자전적 도서이고, 두 번째 책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인 정민철 씨가 10대와 20대의 우경화 현상을 다룬 책이다.

이 두 권의 책은 한 사람은 저자가 현직 대통령이고, 다른 한 사람은 현직 대통령이 속한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직자가 쓴 책이란 점에서 정치적 편향성과 함께 중립성 논란에 휩싸였다. 추천도서 목록이 공개된 뒤 회원 수 1만 명이 넘는 한 온라인 육아 카페에는 해당 학교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 측에 항의하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학교 측은 도서선정위원회를 다시 열어 추천도서 목록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생 발달 단계에 부합하는 도서로 보완해 다시 안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교 측이 도서선정위원회를 다시 열겠다는 건 문제가 된 추천도서 목록뿐 아니라 전체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된 두 권도 도서선정위가 사전에 검토 과정을 거쳐 선정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없지 않다. 그런 위원회에 다시 선정 작업을 맡기는 게 옳은 일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도서선정위가 논란이 된 도서를 다시 선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학교 측이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더 적합한 도서들을 추가로 선정하여 보완한 뒤, 새로운 추천도서 목록을 다시 안내하겠다고 한 만큼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책임이 가벼워지지 않는다. 정치적 중립성에서 벗어난 위원회라면 자체에 위원 구성 자체를 개편하는 게 먼저 할 일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특정 정치 이념을 주입하려는 시도는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연령대마다 그 발단 단계에 따른 교육적 가치를 세심히 살펴야 할 학교에서 이런 위험성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이런 일을 벌이고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수습 차원에서 봉합하려는 건 교육의 기본 원칙의 틀을 벗어난 무책임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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