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상인의 모습.
노량진수산시장 상인의 모습. ©뉴시스

"국내산이라도 어디서 왔는지 꼬치꼬치 묻는 손님들이 많아졌어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오후 국내 최대 수산물 시장인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평소라면 봄 제철 수산물을 사려는 손님들도 북적일 때지만,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수산시장 상인들은 마스크를 굳게 여민 채 의자에 앉아 텅 빈 복도를 바라보거나 수산물이 담긴 수조를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간간히 지나가는 손님에게 흥정을 하며 원산지를 일일이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는 상인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수산물을 넣어둔 가게 수조마다 '일본산'이라고 적힌 팻말이 나부꼈다. 원산지가 일본이라고 표시된 참돔과 가리비, 멍게 등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어패류를 판매하는 한 가게 앞으로 중년 여성이 지나가자 주인 강모(52)씨는 "제철 바지락을 싸게 판다"며 흥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손님은 '가리비 일본산'이라는 원산지 푯말을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강씨는 "바지락은 국산인데도 손님들 반응이 시큰둥하다"며 "일본산 가리비도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해 안전성이 확인된 것들만 팔고 있는데 손님 대부분이 믿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수조에 담긴 넙치(광어) 한 마리를 꺼내 손질하던 상인 장모(45)씨는 "제주산 광어만을 취급하고 있는데도, 손님들이 일본산이 아니냐고 많이 묻는다"며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수산물 수요가 크게 감소한 데 이어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오염수 해양 방류까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20여 년간 활어를 판매한 상인 서모(59)씨는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힘든 데 오염수 해양 방류까지 겹치면서 애꿎은 상인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실제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되면 누가 수산물을 안심하고 먹겠냐"고 반문했다.

수산물 소비가 줄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어패류를 취급하는 상인 박모(61)씨는 "외국 수산물의 경우 사전에 방사능 검사를 받고, 검사를 통과해 안전성이 확인된 것들만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며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실제 이뤄지면 수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은 지금도 일본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불안하기만 하다. 소비자들은 원산지 표시를 꼼꼼히 살펴볼 뿐 선뜻 구입하지 않았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 김모(42)씨는 "남편 생일이라 횟감을 사려고 나왔는데, 일본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고 하니 횟감에 예전처럼 손이 가지 않는다"며 "간간히 원산지 표시 위반 뉴스를 접하다보니 앞으로 수산물을 믿고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수산물 안전을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산물 가운데 일본산 수산물(참돔·방어·가리비 등)은 전체의 3% 수준으로, 주 3회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일본산을 포함해 수입 수산물들은 시중에 유통되기 전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소매 판매점에서도 철저하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드실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 등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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