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석 목사(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나눔과기쁨 상임대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10·4선언 5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혔습니다.

이 구상은 “북핵은 한반도의 대결적 구조의 산물이므로 북핵 폐기과정에서 남북대결구도를 해소하고 북미, 북일 관계를 정상화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당선되면 취임 첫해 안에 김정은 위원장과 합의를 이루겠다”고 밝히고 “먼저 남북경제연합을 추진하겠다”며 여러가지 경제협력구상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의 구상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북핵은 대결적 구조의 산물이 아닙니다. 퍼주기, 비위맞추기로 일관했던 노무현 정부시절에 북한이 핵개발을 했습니다. 대결구조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국제공조로 심각하게 압박해도 폐기될까 말까한 핵을 북한에 대한 포용으로 폐기할 수 있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문 후보는 차라리 솔직하게 “북핵 밑에서 사는 길밖에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문 후보의 구상은 과거 노무현 정부의 퍼주기, 비위맞추기로 되돌아가자는 것입니다. 북한 인권문제 제기 등 북을 자극할 일은 하지 않음으로써 남북간 긴장을 완화시키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게 되고 계속 북한에 끌려 다니게 됩니다.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남북관계가 깨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독교인으로서 이 생각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 구상은 북한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대가로 남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안전을 북의 김정은으로부터 보장받자는 지극히 이기주의적인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긍지를 지닌 인간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북한인권 문제를 말하며 살겠습니다.

문 후보의 제안대로 한다고 해서 도발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비위 맞추기, 퍼주기로 일관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에도 여러 차례 도발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남한의 퍼주기, 비위맞추기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그때마다 한방씩 타격을 가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5년 전 왜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는 지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 국민이 더 이상 비위맞추기와 퍼주기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십년의 햇볕정책이 핵개발과 미사일개발 그리고 김정일 체제 유지에 기여한 것 외에는 아무 성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비난 한마디도 없이 이 책임을 이명박 정권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더 이상 비위 맞추기, 퍼주기를 하지 않고,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잘못된 남북관계를 정상적인 남북관계로 돌리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북관계를 노무현 시절로 되돌리려는 북한과 맞서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북한은 남한을 길들이기 위해 천안함, 연평도 사건을 터뜨렸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러한 북이 두려워 다시 북의 비위만 맞추려 한다면 우리는 배짱도 없는 불쌍한 국민이 될 뿐입니다.

북한 동포들이 굶을 때는 도와야 합니다. 그러나 천안함, 연평도사건이 터졌으면 북에 뼈저린 고통을 안겨주어 다시는 도발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남북관계가 악화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진통입니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 아닙니다.

지금 전 세계가 북한에게 핵폐기, 개혁개방, 북한인권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기들도 인권문제가 있는 중국만 북한인권은 빼고 핵폐기와 개혁개방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국제공조는 반드시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는 북과 손을 잡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국제적 압박을 중지시키려고 합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체제의 영속화이자 분단의 영속화입니다. 긴장이 완화되면 전쟁 위험은 줄겠지만 북한주민의 고통은 영속화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67년간 혹독한 압제 하에서 살았는데 다시 김정은이 죽을 때까지 50년을 더 압제 하에서 살란 말입니까? 안 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북한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렇다고 북한정권을 무너뜨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박근혜 후보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일차적 임무는 한반도의 평화유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북한을 미얀마처럼 만들어야 합니다. 미얀마는 동남아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였지만 지금은 놀랍게 변화했습니다.

그런데 미얀마 정권이 스스로 바뀐 것이 아닙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최근 개혁개방의 길로 가는 것도 이명박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 더 이상 기존 체제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다시 퍼주기, 비위맞추기로 가면 북은 절대로 개혁개방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편안하게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데 위험한 개혁개방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국민은 절대절명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북으로 하여금 개혁개방, 인권개선, 북핵폐기를 하게 하여 북한을 정상국가로 가게 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 퍼주기, 비위맞추기를 통해 김정은 체제 영속화와 분단 영속화를 도모할 것인가의 기로입니다.

우리 국민이 천하 없어도 문재인과 안철수를 거부하고 박근혜를 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이 글은 '서경석의 세상읽기'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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