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 게시대에서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 게시대에서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서다은 기자

코로나19로 가중된 취업 한파로 청년 구직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고, 생계와 용돈벌이 수단인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줄어들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처지인 데다가 미래를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해야 하는 압박감,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함 등이 청년 구직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은 맞은 항공업계에 취업을 준비하던 서모(26)씨는 “2년 동안 준비를 했고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말에 취직하는 것을 꿈꿨는데 지금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몰라 다른 직종을 찾아 보고 있다”면서 “그 동안 들어간 시간과 노력도 아깝고 또 다시 다른 준비를 해야 하는 것에 너무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항공업계 종사하는 김모(26)씨는 “지금 회사에서 일을 쉬라고 한 지가 6개월이 넘어간다”면서 “무급휴가 상태라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하는 것인지, 버티고 기다려야 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불안해 했다.

중소 의류업체에 다니는 이모(32)씨도 “회사가 망하거나 구조조정으로 쫓겨났다는 동료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 역시 중국, 동남아 수출이 막히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취업문 자체가 좁아지면서 청년구직자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엊그제가 제1회 청년의 날이었다지만,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먼 나라 얘기로만 들린다.

 지난해 대학교를 졸업한 노모(27)씨는 “작년에는 30~40곳 정도 이력서를 넣고 3~4곳은 면접도 보고 했는데 올해는 이력서 넣을 곳 자체도 10곳 정도로 줄어들었다”면서 “올해 들어서는 면접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부모는 괜찮다고 하는데 너무 미안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토로했다.

취업 이전에 생계 해결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했던 아르바이트 자리도 이제는 여의치 않다.

대형마트 보안직원으로 일한 정모(27)씨는 “일이 고된 것도 있었지만 해당마트 보안업체 계약을 종료한다는 얘기를 듣고서 한달 전에 그만뒀다”면서 “어려운 시기지만 장기화될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이 참에 충전도 할 겸 쉬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를 하며 대형 레스토랑에서 일한 권모(25)씨도 “코로나19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됐다”면서 “언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공직을 준비하는 공시생들도 힘들어지기는 마찬가지다.

3년 동안 경찰시험을 준비한 박모(30)씨는 19일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평소에 공부하던 시립도서관이 문을 닫았다”면서 “오랜 기간 준비한 시험이라 이번에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도전하고 있는데 공부환경이 바뀌는 것도 예민하게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청년취업이 힘들다는 것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지난 9일 통계청의 ‘2020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전체 취업자는 2708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7만4000명 줄었다.
이 가운데 15~29세 취업자는 지난해 8월 398만3000명에서 올해 8월 381만1000명으로 17만2000명 감소했다. 30~39세 취업자 역시 551만8000명에서 528만8000명으로 23만명이 줄어들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 기업들도 일감과 수출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하루 속히 경기가 회복돼야 채용계획도 수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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