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파업에 들어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단과 인사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파업에 들어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단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업무 중단에 돌입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의 만남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한 데 이어 24일 대한의사협회(의협)과도 회동할 예정이어서 파업 사태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총리와 박지현 대전협 회장 등 대전협 지도부는 지날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150분 간의 심야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 후 대전협은 24일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 한에서만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정부 정책의 전면 재논의를 요구하는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뒤 선별진료소, 중환자실 등 운영에 차질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는 이번 만남으로 일단 급한 불을 껐다는 평가다.

하지만 파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도출된 것은 아니다. 정 총리와 대전협의 만남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의견 절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 기능을 제외하면 전공의들의 파업도 계속 진행된다.

정부 측 관계자는 "전면 복귀는 아니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필수 인력만 진료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부터 시급하니 그것부터 논의를 시작한 것이고 단계적으로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늘은 결론이 나는 날이 아니라 오늘로부터 시작되고 논의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최대집 의협 회장 등 의협 지도부와 만날 예정이다. 의협이 정 총리와 여야 정치권에 긴급 간담회를 제안했고, 정 총리가 이를 수용해 회동이 성사됐다. 본격적인 정책 논의는 의협과의 회동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의협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문제를 풀기 힘든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무총리와 정치권에 정무적으로 해법을 찾아달라고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며 "일단 만나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정책 추진을 '유보'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의료계는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 총리는 의협과의 회동에서 현재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의료 현장 복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의협은 4대 의료정책 철회를 정 총리에게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 대한의사협회

정 총리와 의협이 의료 정책 문제에 있어 얼마나 진전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서 소통의 부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전공의 교육 여건 마련 문제, 인기 학과 편중 문제, 지역 격차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의료 정원 확대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에 이어 이날부터는 전임의(펠로)들도 정부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에 돌입한다.

대한전임의협의회는 순차적으로 병원별 업무 중단을 시작해 26~28일 진행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총파업에 모든 병원이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에 병원에 남아 세부전공을 수련하는 임상 강사를 말한다. 지난 7일과 14일 전공의 파업 때는 전임의들이 의료 현장에 남아 업무를 대체해 큰 혼란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공의들에 이어 전임의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할 경우 병원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대전협이 전임의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전공의들의 80%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전임의들의 참여율을 짐작하기 어렵지만 조직이 따로 없던 직역에서 협의회가 단시간에 꾸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참여율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 23일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 회의를 열고 결의문을 채택하고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의협은 결의문에서 26~28일 2차 총파업 이후에도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제3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결행하기로 했다. 또 전공의와 의대생들 중 1명이라도 파업으로 불이익을 당할 경우 13만 회원 전원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의료계 파업이 확대되면서 병원들은 이번주 예정됐던 수술·입원 일정을 연기하는 등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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