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총회장
신천지 간부들이 "빨간 옷, 봉사단체에 가입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등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는 이만희 총회장 등의 지시로 2년6개월 동안 5만6472명을 넘는 신도들의 강제 가입이 이뤄졌다고 봤다. 사진은 이만희 총회장. ©뉴시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간부들이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지시해 최소 5만6천여 명을 집단 입당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입수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등 8명의 정당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측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조직적으로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추진한 것으로 판단했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 등의 지시에 따라 약 2년6개월 동안 최소 5만6472명의 신도가 국민의힘에 가입한 것으로 봤다. 다만 해당 내용은 수사기관이 공소장에 적시한 혐의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피고인들의 법적 책임은 향후 재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책임당원 2천∼3천 명 가입시켜야” 지시 정황

공소장에는 신천지 간부들이 지역 조직을 통해 책임당원 모집 목표를 내려보낸 정황이 담겼다.

교단 간부 A씨는 2021년 12월 다대오지파 부총무에게 “빨간 옷, 봉사단체 가입을 해야 한다”며 “책임당원으로 2천 명 내지 3천 명을 가입시켜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해당 표현이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의미한 것으로 판단했다. 신도 개인의 자발적 정치 참여가 아니라 교단의 지휘 체계를 통한 조직적 입당이었다는 것이 수사팀의 시각이다.

공소장에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씨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네트워크본부장을 지낸 오모씨가 관련 과정에 관여한 정황도 포함됐다.

전씨는 2022년 10월 책임당원 30만 명 신규 가입을 목표로 한 ‘서포터즈 운동본부’를 구성해 당원 모집을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성동 당대표 지원 위해 신도 명단 요구 혐의

합수본은 당시 관련자들이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되도록 지원하기 위해 책임당원을 모집하려 한 것으로 파악했다.

공소장에는 이들이 신천지 측에 약 2만 명 규모의 신도 명단을 요구한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희 총회장은 과천교회의 종교시설 용도변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제안을 받아들이고 신도들의 당원 가입을 추진한 혐의를 받는다.

합수본은 신천지 측이 2021년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6482명을 국민의힘에 가입시킨 것을 시작으로 조직적인 당원 모집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2021년 12월 다대오지파 신도 2873명,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3만5073명, 2023년 9월 1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1만2044명이 가입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만희 등 8명 기소…민주당 가입 의혹도 수사

이 총회장과 고동안 전 신천지 총회 총무 등은 지난달 13일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정당법은 본인의 자유의사에 반해 정당 가입을 강요하거나 조직적으로 입당을 지시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교단 차원의 지시와 인사·조직 체계를 이용한 당원 모집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합수본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수도권 지역 신천지 신도들이 더불어민주당에 가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팀은 신도들의 정당 가입 경위와 교단 차원의 지시 여부, 실제 선거 과정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보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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