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총신대학교 이상원 교수가 낸 ‘해임효력정지 가처분’에서 학교 측이 이 교수를 해임하면서 내세웠던 세 가지 징계사유를 모두 불인정함으로써 이상원 교수는 약 2개월 만에 다시 강단에 서게 되었다.

이상원 교수가 다시 총신대 강단에 설 수 있게 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으나 한국교회 최대의 정통 보수를 지향하는 교단의 신학대학교에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에 앞장섰던 교수를 ‘성희롱’라는 주홍글씨로 낙인찍어 내쫒으려 한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

총신대 측이 이 교수를 해임하기 위해 어떤 이유를 내세웠는지, 또 그 이유라는 것이 얼마나 내용적으로나 논리적으로 허술한지는 판결문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총신대 이사회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이 교수의 해임을 밀어붙였고 그의 신학교 교수로서 쌓아온 긍지와 자부심까지 송두리째 뽑아버리려 했다.

총신대 측이 이 교수를 해임 징계 처분한 사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강의 중 내용이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을 주었다는 것. 둘째, 학생회 측이 이 교수를 비난하는 대자보를 게시하자 학생회에 내용증명을 보내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을 밝힌 것, 셋째, 이 교수가 반박하는 대자보를 게시함으로써 총신대학교 안팎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였다는 것이다.

이 교수가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을 주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재판부도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볼 때 교수직 해임은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라고 봤다.

이 교수는 재판부도 인정했듯이 신학대학교 교수로서 기독교적 성윤리를 가르치기 위하여 성적 내용이 담긴 강의 방식을 취한 것이고, 그 성적 내용도 전체 강의 중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강의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의도, 강의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목적이나 지향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강의 내용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뒤집어 해석하면 말도 안되는 것을 성희롱으로 뒤집어 씌워 내쫒으려는 분명한 숨은 의도가 보인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법은 성적 표현에 있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유무죄를 판단한다. 말하는 사람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희롱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법 적용은 처한 여건과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성 윤리를 가르치는 교수라 하더라도 여 제자 한두 명을 대상으로 은밀한 장소에서 이런 표현을 했다면 문제 될 수 있다. 그러나 강의를 수강하는 다수의 남녀 학생들 앞에서 듣기에 좀 과하다싶은 성적 표현을 했다고 무조건 성희롱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교수의 소명은 외면하고 일부 학생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여 학교 측이 교수를 해직한 것은 과도해도 너무 과도한 것이다.

학교 측이 내세운 두 번째, 세 번째 해직사유는 더 이해하기 힘들다. 학생회가 대자보를 붙여 교수를 비난하자 교수가 학생회 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 적절치 않다는 것인데 이는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취할 수 있는 자위적 방어권으로 보인다.

또한 이 교수가 대자보를 붙여 학교 안팎에 많은 혼란을 야기했다는 부분은 앞뒤가 안 맞는 궁색한 주장이다. 학교 측이 이런 문제를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인 절차로 교수의 생명을 끊으려 한 것과 이 교수가 대자보를 붙인 것, 어느 것이 더 큰 혼란을 가져왔는지는 법원 판결이 말해주지 않는가.

이 교수 문제를 놓고 학교 대책위는 심도있게 조사한 결과 이런 발언들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원인사위원회도 이 사안을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임시(관선)이사들로 구성된 법인이사회는 약 일주일 후인 지난해 12월 19일 이사회에서 이 교수를 징계위에 전격 회부한 후 약 5개월 만에 해임을 의결했다.

한국 장로교 최대 교단 신학교인 총신대의 역사적 오점은 그런 외부 세력에게 자리를 내어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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