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신학자와 율법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지난달 27일 모로코 마라케시에 모여 '마라케시 선언'을 발표했다
이슬람 신학자와 율법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지난달 27일 모로코 마라케시에 모여 '마라케시 선언'을 발표했다. ©GDA

[기독일보 국제부] 이슬람국가(IS)의 과격한 테러와 이교도 말살정책 등으로 전 세계가 치를 떨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온건한 무슬림들 학자들이 한 곳에 모여 "이슬람 국가들이 종교적 소수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선언서를 만들어 발표했다.

뉴욕타임즈는 3일(현지시간) 이슬람 신학자와 율법 전문가 등 300여 명이 지난달 27일 모로코 마라케시에 모여 "이슬람 국가들이 자국 내 거주하는 기독교, 유대교, 힌두교, 바하이교, 사비교 등 소수 종교집단에 대해 관용과 보호를 촉구한다"는 소위 '마라케시 선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선언서에서 참여자들은 "갈등 해결과 하나의 관점을 강요하려는 도구로 폭력과 무장 투쟁이 사용되어 무슬림 세계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위험할 정도로 악화됐다"고 평가하고, "이로 말미암아 합법 정부들의 권위가 약해지고, 범죄집단들이 이슬람 이름을 도용해 활동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전체 무슬림들을 심각하게 해하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원칙과 목표를 왜곡하는 칙령까지 내리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스러워 했다.

또 회의 개최 주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인 모리셔서 종교학자 셰이크 압달라 빈 바야흐는 연설을 통해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내놓았던) '메디나 헌장'은 종교적 믿음에 구애받지 않는 공공시민 개념을 정립했었다"고 말하고, "피는 충분히 봤고 이제 우리는 전멸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우리는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무슬림사회 평화 촉진을 위한 포럼'과 모로코 모하메드 6세 국왕 등의 후원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120개 국가 무슬림들뿐 아니라, 야지디족 등 소수민족과 타종교 대표들도 일부 참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후속 조치도 없는 이번 모임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회의론이 일면서, "IS 추종자들은 전통 학자들보다는 근본주의(살라피) 학자들의 말이 더 귀에 담길 것"이란 비판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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